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만 생각하면 벌써 골치가 아프다. 채소, 고기 등 추석 상차림에 오를 필수품목 물가가 전부 올랐기 때문이다. 주부들은 요즘 장을 보러 가도 물건을 고르기 힘들다. 가격이 너무 올라 한숨부터 나온다.  한 주부는 이번 추석은 간소하게 보내기로 가족들과 상의 했지만 기본상차림은 해야 하지 않겠냐며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족들 다 모이면 10명은 넘을 텐데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답답하다. 배추·무 등 성수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한 달여 남은 추석 명절에 서민들의 상차림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번 주 물가 안정을 위한 민생대책을 내놓을 방침인 가운데 국민들의 고물가 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가운데 수요가 많은 채소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라 혀를 내 두른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7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지수는 113.12(2020=100)로 1년 전보다 8% 올랐다. 최근 그나마 안정세를 보이던 식품 물가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5개 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식용유 가격이 1년 새 55.6%나 급등했다. 밀가루 가격은 36.4%, 부침가루 가격도 31.6% 각각 상승했다. 추석 성수품 역시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5일 기준 대전에서 판매된 배추 1포기 가격은 6865원으로 1년 전(4140)원보다 65.8% 뛰었다. 같은 날 무도 개당 가격이 1953원에서 2940으로 50.5%나 올랐다.  양파와 마늘 등 양념 채소도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강수량은 줄어든 데 반해 일조량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개당 무게가 감소하고 작물이 마르는 등 생육 저하로 작황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양파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오른 1㎏당 2687원에 거래됐고, 마늘 역시 1㎏당 1만4110원으로 16.4% 인상됐다.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6일 기준 쇠고기 등심(100g) 가격은 1만905원으로 1년 전 1만800원보다 0.97% 소폭 올랐고, 같은 기간 돼지고기 갈비(100g)도 1325원에서 1334원으로 0.67% 상승했다.  과일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 차례상 필수품인 사과·배는 올해 생산량이 늘며 추석 공급량이 여유로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과는 후지 10개 기준 2만4140원에 거래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0.24% 떨어졌고, 배(신고 10개) 역시 5만4000원에서 5만 원으로 7.4% 인하했다. 이에 따라 올 추석 차례상 평균 차림 비용이 29만 원대를 넘어 처음으로 30만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민생안정대책을 세워 성수품 등에 할당 관세를 확대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저장성이 부족해 수입이 어려운 배추와 무 등 할당 관세 적용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품목은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가 요동치는데 정치권은 권력투쟁에만 혈안이다. 정부도 성수품은 비축물량을 통해 명절 전후 공급량을 평시보다 늘려야 한다. 농·축·수산물은 할인 쿠폰 발행을 확대해서라도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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