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호미곶, 오천, 장기 등 군부대와 공장 그리고 해안가가 산재해있는 남부권은 포항이라는 도시의 특색을 가장 잘 보여준다. 한반도 호랑이의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반도를 품은 상징적인 공간이며, 상생의 손 같은 유명한 관광명소들이 집중되어 있기도 하다. 남부권은 이처럼 포항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의 역사를 가진, 포항 관광산업의 출발지점이다. 삼면이 동해로 둘러싸인 호미반도의 모습은 태평양을 향해 뻗어있는 한반도와 꼭 닮았다. 사연 많은 한반도처럼 한반도의 꼬리부분인 포항, 그 포항에서도 꼬리부분에 위치한 탓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아직도 많다. 잔잔한 동해바다가 아름다워 보이지만 그 속에 녹아 있는 유배와 침탈의 아픔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에서 바라본 풍광들 동해를 향해 활짝 열려있는 호미곶은 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의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품은 상생의 손바닥과 광활한 파란 바다는 마치 태극기의 태극 부분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한국적인 요소들, 그리고 새해의 근심걱정을 모두 날려주는 거센 바람과 성난 파도 같은 거친 매력들, 호미곶은 늘 수백만 관광객들을 유혹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호미곶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는 국립등대박물관이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 유인등대인 호미곶등대를 비롯한 등대 속에 담겨있는 오랜 흔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또한 다양한 등대콘텐츠를 몸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가득한 체험관이기도 하다. 깜깜한 바다 속 감춰진 보석들을 환한 빛으로 밝혀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등대들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상징적인 곳이 호미곶이라면, 해가 뜨는 가장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이다. 기묘한 모습들의 기암괴석을 끼고 발 아래 끝없이 메아리치는 바닷물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걷다 보면 절로 힐링이 된다. 올 여름은 호미반도 해안 위 데크를 지나며, 모래해변에선 느낄 수 없는 추억으로 이루어진 바다와의 색다른 로맨스를 만들어보자. ◆ 생존의 지혜가 남긴 흔적을 찾아서 정약용과 송시열이 포항에서 오랜 기간 머물렀다고 듣는다면 선뜻 놀랄지 모른다. 이러한 중앙정계에서 내로라하는 정객들이 죄를 지었을 때 머물던 유배장소가 바로 장기면이다. 장기면에는 고난 속에서도 서책을 탐구하고 지역선비들을 교육하던 유명학자들의 생존의 지혜를 엿볼 수 있도록 유배문화체험촌이 조성돼 있다. 이곳은 역사의 뒤안길에서 발돋움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온 흔적들이 서려있는 곳이며, 지역선비들을 교육하고 학문과 문풍을 연구했던 유배인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볼 수 있기에 그 가치는 더욱 특별하다. 유배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체험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읍성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가 아닌 과거 철저한 군사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던 벽지(僻地)임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특히 읍성의 보존상태가 뛰어나 옛 성의 모습을 그대로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귀중한 공간이다. 읍성 위에서 먼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던 정약용의 그림자를 쫒으며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포항을 대표하는 문화는 일월문화다. 해와 달과 사람이 하나 되는 인간존중을 상징하는 일월정신은 연오랑세오녀설화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설화를 바탕으로 동해면에 조성된 연오랑세오녀테마파크는 독특한 포항만의 고유문화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낸 한편의 영화 같은 관광명소이다. 뒤이어 일월정신의 역사적 고증과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일월문화공원도 오천읍에 개장할 터이니 기대해도 좋다 조선인들의 유배지, 외지로 여겨졌던 포항은 개항기로 들어서 일본인들의 중심지가 됐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는 신채호 선생의 명언처럼 역사의 아픔을 잊지 않기 위해 구룡포읍에는 일본인가옥거리가 조성돼 있다. 가옥거리에서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온 멋진 배경, 대한민국 경관대상을 받은 아름다운 골목들에만 신경 쓴다면 절반의 체험만 맛본 것이다. 나머지 절반의 즐거움은 침탈의 현장에서 아픔의 역사를 마주하는 것에 있다. ◆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三色(삼색) 관광도시 포항 이강덕 포항시장은 “과거 철강산업도시의 이미지만 부각되어왔던 포항은 지금 시시각각 변화하는 관광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하며 환동해 해양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해양정원 조성, 환동해해양복합전시센터 건립 등으로 포항의 글로벌한 관광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 말했다.“여행은 삶에 관한 상념들에 계속해서 일어나는 깊고, 영구적인 변화이다”라는 영국 유명작가의 말이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여행경험을 간직하고 싶다면, 일상에 깊게 새겨질 관광 이상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다면 지금 바로 포항으로 달려오시라.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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