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수호통상조약은 1882년(고종 19년) 조선과 미국 간에 전문 14개로 조인된 조약이다. 이 조약은 그해 5월 22일(음력 4월 26일) 조선의 전권위원 신헌과 미국 측 전권공사 로버트 윌슨 슈펠트 간에 제물포에서 체결된 조약이며, 조선이 서양 국가와 맺은 최초의 수호 통상조약이다.  그러나 1904년부터 1905년 사이에 일어난 러시아와 일본 간의 한반도를 놓고 벌어진 양국의 쟁탈전에서 승전국이 된 일본은 1905년 포츠머스 강화조약이 체결됐고, 일본은 이 조약을 계기로 한반도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획득하고 요동 반도와 사할린 남부 지방을 차지하게 됐다.  이때 미국과 일본은 1905년 소위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있었고, 이 밀약은 미국이 일본의 한반도 지배를 묵시적으로 인정함으로써 사실상 1882년 5월 22일 체결된 조미수호통상조약은 23년 만에 실효된 조약이 됐다. 이 조약의 실효는 나약하고 힘없는 대한 제국 조선의 518년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망국(亡國)의 서곡(序曲)이 될 줄이야….  그래서 지구 행성 위 인간의 과거와 현재의 역사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탐욕으로 점철된 전쟁의 역사이고, 이것은 생태계라는 에코시스템(Ecosystem) 속에 있는 존재들의 부정할 수 없는 실존적 현실이다.  아무튼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또 돌아서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이후 140년간의 파란만장했던 대한민국의 근세 역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518년간 지속됐던 대한 제국 조선은 1910년 한일 강제 합병으로 국권은 상실됐고, 그 후 일제 강점기 36년간을 거쳐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공산주의자 김일성은 소련의 스탈린과 중국의 모택동을 끌어들여 기습 남침한 동족상잔의 피비린내는 3년 1개월간의 6.25 참화는 풍전등화 앞에 서 있던 대한민국을 미국의 주도로 자유 진영의 16개국이 참전해 공산국가로 전락할 뻔했던 이 나라를 1953년 7월 27일 남·북이 휴전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38선을 사이에 두고 69년간의 첨예한 대립 상태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탁월한 지혜와 지성은 이에 굴하지 않고 6.25 전쟁으로 폐허가 돼 세계에서 가장 빈곤한 나라에서 지금은 세계 10위권의 무역 대국으로 국제사회에 우뚝 서 있다.  이것은 첫째, 미국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을 국가 발전의 근간으로 채택한 결과이고, 둘째는 1953년 10월 1일 미국의 제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와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체결한 세계가 부러워하는 한미 군사 동맹이 그 핵심축이 되었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와 우리 국민은 다 알고 있다.  지난 2022년 5월 21일 대한민국 제20대 윤석열 대통령과 미국의 제46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취임 축하연의 조우(遭遇)에서 두 정상이 주고받은 멋있는 건배사는 향후 대한민국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불어넣는 축배였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이날 한미 정상 환영 만찬 건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9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이며 20세기 문학의 거장이라 불리는 월리엄 버틀러 예이츠(1865-1939)의 시를 인용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상징적으로 사용하는 "We go together(같이 갑시다)"라고 화답을 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인용한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다시 한번 소개를 하면 "인간의 영광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끝나는지를 살펴보라. 나의 영광은 훌륭한 친구를 가진 데 있었다."  또 이 시구절을 2017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조 바이든 부통령에게 미국에서 가장 명예로운 자유 메달(Medal of Freedom)을 깜짝 수여하면서 인용하기도 했는데, 그때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 시구절에 감동해 뒤로 돌아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는 장면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시를 지은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작가인 예이츠는, 60여 종류의 언어와 6만 어휘로 구성된 `피네간의 경야`를 지은 역시 아일랜드 출신 제임스 조이스(1882-1941)와 함께 20세기 문학의 가장 위대한 선구자 중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예이츠의 생애에 대한 학문의 전적을 잠깐 살펴보면, 그는 인도 불교문화에 매우 심취해 있었으며 그래서 불교 경전을 비롯한 힌두교의 우파니샤드를 비롯해 중국의 선불교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전해진다.  초기 불교 5부 경전 가운데 주제별로 모은경(S45:2)에서 훌륭한 친구를 가진 영광스러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부처님께서는 훌륭한 친구를 가진다는 것은 청정범행(慈悲喜捨 : 청정범행, 즉 자비희사란 정각(正覺)을 이룬 청정한 의식 상태를 지칭하는 말)의 전부라고 하시는 말씀이 당신의 제자 아난다 존자와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본문의 내용은 이렇다. "아난다여 좋은 친구(좋은 친구란 계정혜(戒定慧)라는 불교 가르침의 핵심, 즉 삼학(三學)의 길을 배우고 익히고 실천하는 이들을 지칭한다)와 사귀는 것, 좋은 동료와 사귀는 것, 좋은 벗을 가지는 것은 청정범행의 전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난다여 나(부처님)를 좋은 친구로 삼아서 태어나기 마련인 중생들은 태어남을 극복하고, 늙기 마련인 중생들이 늙음으로부터 벗어나고, 병들기 마련인 중생들이 병으로부터 벗어나고, 죽기 마련인 중생들이 죽음으로 벗어나고, 근심·탄식·육체적 고통·정신적 고통·절망으로부터 벗어난다."(중략)  필자는 여기에 한마디 더 부처님 말씀을 인용해 덧붙인다면 부처님께서는 반대로 좋지 못한 어리석은 친구와는 천리만리 떨어지라고 하셨다. 그러면 어떠한 친구가 대표적으로 좋지 못한 어리석은 친구인가? 점을 쳐 주는 점쟁이나 무속인의 친구를 가까이하지 말고, 도박을 좋아하는 친구를 가까이하지 말고, 거짓말을 잘하고 분잡하고 수다 떠는 친구 등과 가까이하지 말라고 엄하게 경고하고 계신다.    만약 부처님 당시에도 이념에 노예가 된 공산주의자가 있었다면 그들도 부처님께서는 반드시 좋지 못한 어리석은 친구라고 규정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접촉이 되어감을 조건 짓는 원인이다"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이것을 고대 빠알리 경전에서는 "Phassa paccaya bha̅va(파사파차야브하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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