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왜 비대위를 꾸렸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 취임 100일밖에 안 되는 대통령 인기가 왜 바닥인지도 반성해야 한다. 주요당직자 가운데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당직자가 없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    집권당이 갈등과 분열로 얼룩진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국민들과 당원들에게 고개 숙인 것은 이준석 전 대표와 충돌하면서 일어난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데 대한 부끄러움을 용서받기 위해서다.    전 대표와 갈등을 법정까지 가게 된 데 대해서는 백번이고 사죄해야 한다.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 추석을 앞두고 물가폭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민생을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민생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유능한 집권당이라는 인식을 조기에 국민께 드리지 못했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새 정부를 제대로 견인해 조기에 안착시키지 못해 신뢰를 잃고 소홀함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첫 회의에 모두 일어나서 `우리가 잘못했고 앞으로 잘 하겠습니다`라는 취지로 인사드리고 시작했으면 한다고 제의했고 다 같이 허리를 숙여 사과해 눈길을 끌었다.    주 위원장은 "저희는 출발에 앞서 다짐한다. 초심을 되찾아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오로지 국민만 보고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 입장에서 판단하고 국민입장에서 실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준석 전 대표의 비대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기각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인용되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가처분이 인용되고 기각을 떠나서 국민의힘은 하나임에 틀림없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첫 회의 직후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심문 관련 질문을 받고 "가정을 전제로 한 답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앞서 전날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이 이뤄졌기 때문일까. 이 전 대표는 가처분이 기각되더라도 본안 소송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주 위원장은 법정까지 가게 된 이번 사태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정당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자주 쓰고 있다. 정당들이 안정을 못 찾고 흔들리는 불안정한 정당임을 짐작이 간다.    각 정당 대표가 모종의 이유로 임기가 끝나기 전에 사퇴할 경우 차기 당 대표 선출까지 임시로 구성하는 당 지도부를 통상 비대위라고 한다. 보통 정당의 비대위는 보통 3개월 정도까지 짧은 기간만 존재해야 하는데 해당 정당이 너무 막장이면 비대위 체제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일례로 국민의힘 비대위는 2020년 6월1일 비대위 출범 이후 2021년 4월7일까지 무려 10개월간 운영되었다.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은 국민의힘에 책임이 더 크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유능한 집권당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이반 된 민심을 되찾고 새 정부를 견인해 안착시켜야 한다.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환골탈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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