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들은 태영건설의 얄팍한 상혼에 배신감을 가진다. 1조억 원대 경주천북관광단지 사업의 주체로서 시민들은 기대에 부풀었으나 돈이 되는 사업인 골프장만 짓고 나머지 사업은 포기해 버리거나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태영건설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의구심을 갖는 시민들이 많은 게 사실이다.   6년 전 가진 천북 관광단지 조성 협약식에는 경북도지사, 경주시장, 태영그룹 회장, 태영그룹 부회장, ㈜블루원 대표이사 등이 대거 참석해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암곡 무장산, 보문관광단지와 연계한 경주시 천군동과 암곡동, 천북면 일원 태영그룹 매입부지 764만㎡ 부지에 총 1조 200억 원을 투입키로 했다. 관광시설로는 SBS 촬영장, 엔터테인먼트장, 생태수목원, 호텔, 콘도, 테마파크, 골프장 등 7개 주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투자는 계열사인 ㈜태영건설을 통해 운영은 ㈜블루원에서 맡기로 했다. 천북관광단지 조성에 8200억 원, 보문단지 최고급 빌리지 조성에 2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관광단지가 조성되면 신규 일자리 8500여 명 창출, 인구 유입, 지역인재 우선채용 등 경기 파급효과를 기대했지만 당초의 기대와 달리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관광단지가 조성되는 천북 일원은 시내권으로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대기업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이에 태영그룹은 2016년 5월 경북도·경주시와 천북 관광단지 조성과 보문빌리지 조성사업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추진을 약속했으나 골프장만 건설하고 당초 완공 목표인 2022년까지 지지부진하다가 사업을 축소해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들은 사업시행자인 ㈜태영건설이 골프장만 건설하고 관광단지 조성사업은 아예 방치했다가 뒤늦게 재신청을 추진 중인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협약서 체결이 후 사업 추진이 답보상태에 놓이자 시민들은 행정당국의 늑장 행정을 질타하는 청원서를 내는 일도 벌어졌다. 다행히 2017년 말 경주시가 제출한 2030 경주시 기본계획 안에 블루원 천북관광단지가 포함됐고, 이후 경북도 승인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사업시행사인 태영건설은 지난 2020년 5월 가장 중요한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협의 과정에서 돌연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취하하고 협의를 중도 포기하기도 했다.   결국 수년이 지났지만 천북관광단지사업은 첫삽도 못 뜬 채 태영건설의 골프장 사업 허가만 지켜냈고 지난해 10월 천북관광단지 사업구역 내에는 당초 18홀보다 규모가 커진 24홀 규모의 루나엑스 컨트리클럽만 들어서게 됐다.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도 태영건설은 대규모 산림 불법 훼손에 휘말렸고 사건은 검찰에 송치돼 법적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태영건설이 당초 사업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4000억 원으로 암곡동 산 200번지 일원 내에 개발계획안을 새로 수립해 이 사업을 재추진하려는 것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태영건설은 또 돈이 되는 사업인 골프장과 인접해 골프텔을 건설한다. 관광수요를 내세우며 생태휴양정원 중심의 숙박·상가·관광·오락 시설 등을 1, 2단계로 나눠 추진할 계획이다. 태영건설이 재신청한 사업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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