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새벽 경주·포항·영천·영덕 공직자들은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군수 진두지휘로 위험지구를 떠날 수 없었다. 시민들은 물동이로 내려치는 듯한 폭우에 놀라 밤잠을 설쳤다. 대비를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주민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농촌 지방은 하천이 범람하고 결실기 곡식들이 물에 잠겨 너무 참담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영천 지방은 수확기 과일이 강풍에 떨어져 발을 구르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피해 지역 조기 복구를 위해 독려에 나셨고 최기문 영천시장은 피해 농가를 찾아 농민들을 위로하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태풍 힌남노의 피해를 받은 농민들은 수확기 벼 논이 숨을 제대로 못 쉬고 물속에 잠겨 있자 허탈해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농민들은 이번 태풍이 초대형이라는 기상청의 일기예보를 믿고 우려는 했으나 막상 눈앞에 몰아닥치니 속수무책인 것을 헛고생만 했을 뿐 자연의 힘이 무서운 것을 실감했다. 한 농민은 힌남노는 농민들의 대비를 비웃듯 들판 전체를 폭풍 속으로 몰고 가자 혀를 내둘렀다. 포항의 한 점포에는 흙탕물에 범벅이 된 테이블과 깨진 유리 조각이 가게 내부에 나뒹굴었고, 홀과 주방 사이에 설치된 벽까지 부서진 상태였다. 태풍이 지나간 포항시 가지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한창 차가 지나다녀할 도로 위에는 태풍이 상륙한 이른 아침까지 차 한대 보이지 않아 을씨년스러웠다. 서울에서 승용차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경주 톨게이트에서 오릉 사거리 사이 침수가 심해 차량 통행이 어려웠다. 경찰의 안내에 따라 만남의광장 휴게소로 우회해 시가지로 통하는 큰 도로에 연결했다.   경찰은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와 경주로 가는 차량을 세워 일일이 친절한 안내를 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칭송이 대단했다. 경찰은 경주 톨게이트뿐 아니라 해안도로에도 위험지구 요소마다 지키면서 "아직 바람이 거세다. 태풍이 끝나지 않았다"며 통제했다. 실제 바람이 아직 거셌다. 힌남노의 여파인지 몰아치는 강풍에 성인 남성이 걸어가기 힘들 정도였다. 경주 포항지역이 태풍 피해가 큰 것은 태풍이 닥칠 때마다 태풍 길목이기 때문이다. 경주 시가지와 포항 거리가 유독 새벽의 난리 통을 짐작할 수 있는 흔적이 많이 보였다.   이강덕 포항 시장은 만약의 사태에 철저한 대비를 했지만 거센 강풍에는 손을 쓸 수 없었다. 포항은 곳곳에서 작업자들이 인도와 차로 위에 쓰레기를 치우느라고 분주하다. 상가 입구 전체가 부서져 합판이 나뒹구는 상가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일부 해안도로 위에는 범람한 바닷물이 남겨놓은 펄이 고스란히 남았다. 침수지역에 설치했던 모래주머니를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도 보였다. 태풍 매미 때에 비해 덜 하지만 해안도로 인근 주민들이 피해는 엄청 난다. 주민들은 태풍 때마다 피해가 반복되니 답답함을 토로한다.   많은 인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태풍은 무서운 존재이다. 수해상습지는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 점검을 상설화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 풍수해가 많은 일본은 어떤 공법으로 지진과 태풍에 이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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