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처음으로 2일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이 3일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무력 시위의 강도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합참은 이날 오전 7시 4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ICBM이 최고 고도 약 1천920㎞, 비행거리 760㎞, 최고 속도 약 마하 15(음속 15배)로 탐지됐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1단 추진체와 2단 추진체의 분리는 성공했지만 이후 탄두부가 비행하던 중 추력이 약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해 궤적보다 일찍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비행은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 이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이번 ICBM 발사는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로 볼 수밖에 없다.  지난 9월 말 이후 한미연합훈련을 트집 잡아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숱하게 쏘아 올리고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포격 도발까지 벌이더니 급기야 전략적 도발인 장거리 탄도미사일까지 쏜 북한의 거친 도발은 최근의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직결돼 있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후 미·러 대립이 심화하는 와중에 자신들의 핵 능력을 최대화하려는 속셈인 것이다. 여기에는 어떤 도발을 해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 편이 돼 줄 것이라는 확신도 작용했을 것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중동 혹은 아프리카로 보내는 것처럼 속여 러시아에 많은 양의 포탄을 보냈다는 첩보를 받았다"고 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도와 포탄까지 제공하고 있는 형국이다.  ICBM 발사 직후 김건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3자 전화 협의를 갖고 북한의 ICBM 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와 역내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북·중·러의 협력 강화는 한미일 동맹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한미 확장 억제 실행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도 확대하라"고 지시한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북한이 불투명한 국제 정세를 이용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오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정부 역시 북의 도발을 상수로 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한 치의 빈틈도 허용해선 안 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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