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색이든 파랑색이든 색안경을 낀 사람들에게는 모든 사물의 색깔이 본래의 색으로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리고 후각이 마비된 사람들에게 향기와 악취가 구별되지 않음도 당연하다.  사람들은 자기 몸에서 나온 오물을 더럽다 하지만 강아지는 그것을 좋아하듯이 간교한 위선을 품격으로 보는 이도 있으며, 정직하고 소탈함을 천박함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다.  음식 맛을 내는 데 가장 필수적인 순백색의 소금은 유독하기 짝이 없는 `염소`와 폭발물의 원료인 `나트륨`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염화나트륨`을 일컬음이다. 그리고 무서운 불꽃을 일으키는 수소와 연소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산소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물이 다시 불을 끄는 소화재가 된다.  내 몸 안에 오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싫어 먹지 않을 도리도 없을 것이며, 소금 속의 독소가 염려되어 소금을 쓰지 않을 수 없고, 물과 불 역시 상극 (相剋)같지만 같은 뿌리라는 얘기다.  우리 모두는 배달민족이기도 하지만, 국적불명 인종불명 `호모사피엔스`일 뿐이다. 같은 피부색 같은 생김새에 같은 언어를 쓰며, 같은 문화와 같은 조상을 가진 남과 북은 왜 이다지 서로를 증오해야 하며, 심지어 반도의 동쪽과 서쪽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은 왜 이다지 다르고, 더구나 같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끼리도 이편과 저편으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증오하게 하는가?  유명한 천체 물리학자 `칼 세이건`이 흑인 친구를 집에 데려오자, 그의 부모가 말했다. "너에게 흑인 친구가 있었니?" 그러자 `세이건`이 대답한다. "그가 흑인이었어요? 나는 친구를 데려온 것뿐인데요."  칼 세이건의 뒤를 이어 그 역시 유명한 천체물리학자가 된 흑인 `타이슨`은 불과 17세의 나이에 그 유명한 `칼 세이건`으로 부터 저녁식사 초대를 받았고, 훗날 그 때 받은 영감이 그를 과학자가 되게 한 것이라 회고 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은하수의 변두리에 위치한 우리 태양계를 벗어나려 하고 있는 무인 우주선 `보이저`가 어느 날 뒤를 돌아본 영상을 보내왔는데, 해변의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는 별빛 사이에 파리똥만한 푸른 점 하나가 찍혀 있었고 `칼 세이건`은 저것이 바로 우리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치른 곳이라 하였다고 한다.  우주의 미세먼지 같은 이 푸른 행성 위에서 지금 인류는 무슨 일들을 벌이고 있으며, 그 먼지 속의 좁디좁은 지역, 한반도에서 지금 우리는 또 무슨 일들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  한 기에 수십억이나 한다는 폭죽을 불꽃놀이 하듯 남과 북이 동해를 향해 쏘아올리고 있는 가운데, 해괴한 주문(呪文)이 기괴한 동티를 불러온다.  세계 최대의 불침(不沈) 호화 여객선으로 불린 `타이타닉호`도 선장의 방심으로 빙산 한 조각을 피하지 못해 침몰하고 말았다.  고요한 대양을 항해하는 여객선은 승객의 재력(財力)에 따라 선박의 최 상부 갑판에 위치한 선실을 쓰는 특등 객과 선박 흘수선(吃水線) 아래의 3등 객으로 나누어지지만, 침몰 당시에는 지위 구분 없이 모두가 죽음을 맞이했다.  스카이라운지에서 연회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다. 배가 순조롭게 항해하지 못하는 한, 그 누구도 무사할 수 없기에 우리 모두가 동일한 운명체임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  과연 불의(不義)앞에 중도(中道)는 어디인가?"구오바디스 도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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