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이날 조치로 미국(3.75∼4.00%)과의 기준 금리 격차는 일단 0.75%포인트로 좁혀졌다.  금통위는 그러나 국내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이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추가 인상도 시사한 것이다.  이번 베이비스텝 조치는 시장에서 예측한 것과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가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라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어 금리 인상 요인으로 꼽혀왔다. 다만 최근 미국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지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면서 미 당국의 통화 긴축 강도가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해 빅스텝(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줄어들 것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최근 1,300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지는 등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고, 채권시장 등의 자금·신용 경색 상황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는 점, 경기 둔화 기조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국의 금리 인상이 베이비스텝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돼왔다. 이날 채권시장은 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며 강세를 보여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계부채와 대출받은 소상공인, 기업들의 대출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특히 한은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금통위는 "금년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2.6%)에 부합하겠지만, 내년은 지난 전망치(2.1%)를 상당폭 하회하는 1.7%로 전망된다"고 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률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0.7%), 금융위기 때인 2009년(0.8%),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및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1.6%) 등을 제외하고 기록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1차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중동과 중남미, 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방산·원전·인프라 등 전략 수출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수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작금의 어려운 상황에서 무엇보다도 무역수지 적자를 최소화하는 대신 수출을 최대한 늘리도록 총력전을 기울이기 바란다. OECD가 한국의 내년, 내후년 경제성장률이 모두 2%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정부는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총성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쥐기 기대한다. 이와 함께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에 허덕이는 가계, 소상공인 및 기업에 대한 구제책도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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