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을 둘러싼 내부 설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당권에 도전한 김기현 의원이 당 대표 수도권 출마에 시큰둥 한 반응을 보이면서 발단이 됐다. 올해 3월 실시되는 국힘 전당대회에 당권을 잡기 위한 도전자의 막말로 진흙탕 싸움판이 되고 있다.  `친 윤석열계 대 비 윤석열계` 구도로 첨예했던 전선은, 최근 `수도권 출마론`으로도 옮겨붙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울산 남구을)은 4일 페이스북에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가 총선 승리에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이치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본령은 무시하고 곁가지에만 집착하는 꼴"이라고 적었다. 경쟁자인 윤상현 의원이 제안한 `대표 후보 수도권 출마론`에 날을 세웠다. 윤상현 의원은 수도권 승리를 위해 당 대표 수도권 출마에 당위성을 민주당 지도부의 예를 들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민주당은 당 지도부든 원내 지도부든 모두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수도권 의원"이라며 국민의힘 대표 후보의 수도권 출마를 제안했다. 이에 안철수 의원(경기 성남 분당갑)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한 데 이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도 "(지금 거론되는 당권 후보 중) 제가 수도권에서 정치를 제일 오래 했다"고 거들었다. 수도권 주자들 간 연합 전선이 형성되자 김기현 의원이 반격에 나셨다. 김 의원은 3년 전 총선 당시 황교안 전 대표는 수도권에서, 그것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 출마했었으나 개표 결과 우리 당은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했다는 논리다.  한마디로 당 대표의 수도권 출마 여부와 당의 승리가 무관하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맞대응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2020년 4월 14일 서울 종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낙선을 상기하면서 그때 대표의 판단 잘못으로 국민의힘이 참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친 윤계 최고위원 몫을 노리는 김재원 전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윤 의원을 직격하고 나섰다. 윤 의원이 출마 선언을 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예정하고 있는 것을 꼬집어 "이율배반"이라며 "영남 자존심을 긁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설전에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로 `윤심`을 강조해온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도 뛰어들었다. 그동안 당권 관련 공개 발언을 자제하던 장 의원은 전날 "수도권 출마론은 지역 구민을 무시한 패륜적 발언이고 허장성세"라고 윤 의원을 맹공격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장 의원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2012년 1월 17일 장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님들에게 전부 적진 출마를 요청한다`고 밝혔다"며 "소장파였던 장 의원이 이젠 꼰대가 됐는지 격전지에 뛰어드는 기개를 패륜이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참으로 통탄할 노릇"이라고 반박했다.  영남에 기반한 김·장연대와 범 친윤계의 `수도권 연대`가 세게 맞부닥쳤다. 후보 등록 마감도 전에 전당대회가 `패륜`, `꼰대`로 조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러다가 보수 분열로 총선을 또 망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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