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삼굴(狡兎三窟)은 꾀 많은 토끼는 세 개의 굴을 준비한다는 의미이다. 사기 맹상군열전(孟嘗君列傳)과 전국책(戰國策) 齊策에 배경이 되는 고사가 실려 있다. 이 고사의 의미는 미래에 대비하여 준비를 철저히 해 두면 화가 없다는 뜻이다.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서도 토끼는 재빠르고 영특한 모습으로 묘사된다. 맹상군(孟嘗君)은 고대 중국 제나라 사람으로 전국시대 사공자 중 한 명이었다. 그는 풍훤이라는 식객 덕분에 수십 년간 제나라의 재상을 지내며 어떠한 화도 입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풍훤이 "교활한 토끼는 굴이 세 개가 있어야 비로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법(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며 위기 때마다 모면할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둔 덕분이었다. 정치적 격동기에 살아남는 처세술로도 읽힌다.  더불어 민주당의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새해첫날 당 신년인사회에서 교토삼굴을 주문했다. `겉은 장비, 속은 조조`라는 얘기를 듣는 문 전 의장이다. 검찰 수사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비해 이른바 `플랜B`를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관건은 삼 굴을 찾아낼 수 있느냐다. 민주당과 이 대표는 교토가 될 수 있을까. 실제로 5선의 중진인 이상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과 관련해서 당에 미치는 여러 가지 리스크 부담을 걱정하는 목소리"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2일 밤 YTN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하여 "우리 당의 어른으로서 당연히 하실 수 있는 말씀이다"며 "우리 당의 지도부는 ,`플랜B`와 `플랜C`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연히 명심해야 한 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의혹에 당의 총력을 쏟는, 또 연계시키는 것들은 자제해야 된다"며 "이 대표의 사법적 의혹은 철저하게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해야 할 일이다. 당 전체가 리스크에 빨려 들어가면 안 된다"고 거듭 경고했다. 더욱이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일 때에 생겼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별적인 사법리스크가 당에 번지는 것을 어떻게든 누가 되지 않도록 차단을 시키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기본적인 책무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 대표가 신년 인사 차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예방한 것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대표가 본인에게 있는 사법적 의혹을 정치적 대응, 또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지지 세력과 합세해서 정치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 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문 전의장이 교토삼굴 언급이 고사 성어를 인용한 것이라며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확대해석을 차단하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반응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문 의장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연관을 지어서 나온 발언이 아니라고 해도 정치인들은 정치적 격동기에 생존하려면 영민한 토끼 지혜가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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