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국수력원자력 월성4호기(가압중수로형, 700MW)가 2023년 1월 18일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을 달성해 국내 원전 최초·최다 기록인 총 14회의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이라는 대기록을 남겼다.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은 원전의 안전성, 신뢰성 및 기술능력 등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계획예방정비 이후 다음 계획예방정비를 위한 계통분리 시까지 설비고장이나 발전정지 없이 안전하게 운전했음을 의미한다.원전은 약 200만개의 부품이 설치되어 이들이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며 궁극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가장 복잡한 플랜트 중의 하나이다. 원전을 한주기 동안 운영하다 보면 예상치 않은 과도상태와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는 정밀안전 점검 및 주요 기기에 대한 시험 등을 맞닥뜨리게 된다. 기본과 원칙을 준수하며 이를 안전하게 관리 및 운영해야만 한주기 무고장 운전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월성4호기 총 14회의 한주기 무고장 안전운전 달성은 남다르다. 최고 수준의 원전 운전 능력과 완벽한 설비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 국내 원전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입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는 세계 최고의 원전강국을 육성하겠다는 새정부 국정과제 운영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된다.지난 1월 13일 정부가 2036년까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각각 30%대로 늘리고, 석탄과 LNG 발전 비중은 낮추기로 했다. 1월 1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탄소 중립을 위해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해 실현 가능하고 균형 잡힌 전원 믹스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산업계에서 종사하는 공직자로서 이제야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으론 더욱 가중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워짐을 동시에 느낀다. 흔히 우리나라를 고립된 에너지 섬이라고 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세계 5위권의 경제 대국을 이룩한 바탕에는 값싸고 품질 좋은 전기공급이 한몫을 했고 그 중심에는 원자력 발전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대란으로 유럽 국가들은 원전 추가건설 및 수명 연장 검토 등 원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원전은 안정적인 기저 전원이며 에너지 수급을 해결하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우리 한국수력원자력 모든 종사자는 에너지 대란이라 할 수 있는 엄중한 시대적 상황을 깊이 인식하여 더욱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원전운영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역사적 사명을 완수하길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