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초고가의 선물세트가 성황을 이루기 마련인 상황에서 올해 특히 가성비 좋은 중저가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양극화라는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명절에 간단한 선물로 인사를 하는 것은 미풍양속(美風良俗, 아름답고 좋은 풍속)이다.  설 선물 세트가 초고가에서부터 저가 제품으로 다양하다. 급격한 물가 상승 때문인지 선물 세트 구매 과정에서 실속을 챙기려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한동안 청탁금지법으로 선물교환이 주춤했으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공직자에게는 100만 원까지도 가능하다. 친척, 친구, 연인, 이웃, 퇴직공직자에게 선물은 금액이 제한이 없다.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또는 공공기관이 소속 공직자에게 제공하는 선물도 금액 제한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단, 이 경우는 공공기관 소속 공직자 사이에서 가능하다. 직무 관련 공직자에게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 의례 목적으로 주는 선물은 5만 원까지 가능하다.  단, 명절기간 중 농수산물. 농수산가공품은 20만 원까지 허용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업계는 소비 침체가 본격화되는 새해에도 `최고급` 상품 강화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급선물 상품의 선호 형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요 상품군별 프리미엄 상품을 더욱 강화했다는 게 백화점업계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설 고급선물의 대표로 꼽히는 `한우` 세트 품질 상향에 힘쓴 모습이다. 특히 올해 1+ 등급 이상의 프리미엄 한우 선물 세트 품목 수를 40% 이상 늘렸다. 대표 상품은 300만 원 상당의 `프레스티지 No.9 명품 GIFT`, 120만 원에 구성된 `한우 명품 진미 GIFT` 등이다. 여기에 1000만 원을 웃도는 와인 선물세트도 눈에 띈다.  갤러리아타임월드 역시 380만 원 상당의 최상급 와인과 250만 원 상당의 강진맥우 블랙세트 등 프리미엄 설 선물세트를 내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가성비에 주안점을 둔 선물세트 역시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선물 세트 사전예약에서 5만 원 이상 10만 원 미만의 선물 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대비 45.1% 증가한 양상이다. 롯데마트의 설 사전 예약판매에서도 10만 원 미만의 물가안정 기획 세트 물량이 지난 추석보다 50% 이상 확대됐다. 온라인 유통채널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GS숍 온라인몰 판매 데를 분석한 결과, 전체 구매 상품 가운데 10만 원 미만 상품 판매 비중은 무려 80%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p 증가한 수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성비 좋은 선물 세트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올해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3고(高)` 경제 사정이 반영됐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며 "아울러 고소득층 위주의 과시형 소비도 동시에 늘면서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불황형 소비`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경기침체에도 고가 제품과 실속형 상품이 동시에 인기를 끄는 양극화 현상은 경기가 위축될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고유의 명절에 오가는 미풍양속은 과분한 선물이 아니다. 값비싼 선물보다 검소하고 따뜻한 정을 나누는 오붓한 명절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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