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문화민족으로 세계사가 인정하는 국가다.  그것에 핵심을 이루어 대대로 해마다 일정하게 지키는 명절로 국경일과 설·단오·추석을 명일(名日)로 여기고 기념하는 행사가 많다.  원래 명절은 사람이 도덕적으로 지켜야 할 도리(명분)와 의리를 지키는 것이며 구정이라고 하는 음력 정월 초 하룻날인 설날(설)이다.  세수·원단·원일·신원이라 부리기도 하지만,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 해서 한문으로는 신일(愼日)이라 한다. 이날 사당에서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 하고, 아이들이 입은 새 옷을 세장이라 하며, 어른들을 찾아뵙는 일은 세배이고, 대접하는 시절음식을 세찬(떡국)이라 한다. 친지들을 만나면 서로 좋은 일을 들추어 하례(축하의 인사)하고, 서로가 덕답을 나누며, 좋은 관계를 가진다.  1910년 우리나라를 강점한 일제는 수천년간 민간에서 지켜온 관습화된 음력설을 말살하고자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떡 방앗간을 섣달 그믐전 1주일 동안 중지시키고, 흰 옷을 입은 한인을 만나면 갖가지 방해와 박해를 가했다고 한다. 해방된 이후 이제는 국민들 사정과 형편에 따라 양력설, 음력설을 따지지 않게 되었다.  돌아가신 어버이 위로 대대(代代)의 어른을 모시는 조상님들의 은덕을 기리는 풍습이 한 해 시작되는 날부터 섬기는 예절이 바로 설날인 것이다.  전조님은 각 가정의 한 가계(家系)의 윗 조상으로, 조부-증조부-고조부-현조부까지의 핏줄을 이어받은 5대(代)의 조선(祖先)이시다. 가문의 뿌리를 찾아 조상님을의 일생을 존중하고, 사모하는 예는 자자손손 이어갈 가계의 조상 숭배인 것이다.  1960년대 먼 곳 아프리카의 한 가정의 이야기가 `뿌리`라는 영화제목으로 우리에게 방영되었다. 나라마다 관습에 따라 지키는 예절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인종차별로 인한 그들의 참상이 너무나 애절한 비극이었다.  아직도 미국 국민의 3대 고민 가운데 하나가 `인종차별`이다. 많이 개선 되고 있다고 하지만 지금도 어떤 곳에서는 목욕탕, 이발관, 병원, 놀이터에서 백인·흑인 간의 차별이 사회를 혼란케 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도 미국을 몇차례 순행하면서 할렘가(家)를 두차례 간 적이 있었다.  할렘가는 미국 뉴욕의 맨해탄구(區) 북부에 있는 흑인들만이 살고 있는 거주 지역이다. 20여만명의 흑인과 푸에르토리코인(人) 이탈리아계(系) 이민이 살고 있는 빈민가이다. 미국 흑인문화의 중심지이며 본거지이다.  그리고 또한 현대에 와서는 남미와 인접한 스페인계 미국 주민들이 말썽이다. 한때 남미의 수많은 나라들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지배국이라 스페인어(서반아언어)가 미국말(영어)보다 더 많이 쓰는 민족들이다.  스페인계 미국 주민들을 `히스페닉`이라 부른다.  히스페닉 인구는 1980년대 국세조사 결과 1500만명으로 흑인보다 600만명 정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연령이 낮고 출생률이 현저히 높아 2020년에는 흑인 인구를 능가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영어를 습득하여 미국사회에 적응하려는 그리고 융합되려는 다른 소수민족과 달리 그들은 조상의 뿌리를 간직하길 애국심이 투철하다. 영어를 모르고, 또한 배울 계획과 생각도 없이 스페인어만을 사용하려는 족속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실상이라 한다.  이들을 미국사회에 어떻게 통합시켜 갈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부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둘러싼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정정(政情-정치 정세) 불안이나 빈곤을 피해 미국에 불법입국하는 자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한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택사스주 및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영어도 모르는 이들의 교육이나 취직을 위해 세금을 낭비해야 한다는 점에 시민들의 반대가 높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가 세계 각 국을 순방해보면 뿌리가 같은 민족끼리 집성춘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차이나타운, 한국의 코리아타운이 한 예가 되겠다.  우리나라도 예부터 내려오는 관습으로 조상을 섬기는 열의가 대단하다. 조상은 뿌리요, 자손은 꽃과 과실이다. 씨앗없는 식물이 없고, 뿌리없는 나무도 없다. 이 지구상에는 78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모두가 조상이 있고 선조가 있어 수대를 이루고 있다. 설날이 한 해의 또 다른 시작으로 보람있고, 결의에 찬 각오로 새출발하길 희망한다. 조상을 잘 섬기는 가문이 훌륭한 자손이라는 전례를 상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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