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안보 수장들이 이번 주중 서울과 워싱턴DC에서 연쇄 회담을 한다. 이종섭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31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번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선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포함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공조 대책이 주요 논의 대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국 간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를 위한 대응 방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아가 한미일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를 포함한 3국 안보협력 강화 방안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이 의제로 다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는 6.25 정전협정과 함께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해로 양국 장관 회담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엄중해지는 국제안보 현실을 직시하면서 치밀하고 냉철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때다. 북핵 위협은 물론 미중 간 갈등 국면 속에서 우리가 마주해야 할 전략적 대응이 긴요해진 시점이다.  한반도 상황은 긴장과 대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찬양하는 내용의 기사를 게재하며 핵무력 강화를 주요 업적으로 내세웠다. 노동신문은 1면 기사에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 강화에서 기적적인 성과들을 연속 다발적으로 이룩했다"고 주장했다. 자위적 국방력을 빌미로 핵무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저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내달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내달 16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중이란 관측이다. 최근 북한의 열병식 예행연습 현장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보이는 물체가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미 의회조사국(CRS)의 보고서에 담긴 사실도 지난 27일 공개됐다. 북한의 무력 위협 상황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한미 국방장관 회담 직후인 내달 3일 박진 외교장관은 미국 워싱턴 DC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난다. 이번 한미 외교수장간 회담은 내달 5∼6일 예정된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 열리게 됐다. 한미 외교수장 간 회담에선 이르면 상반기로 점쳐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 등이 의제로 꼽히는데 다소 민감해 보이는 사안도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등에 대한 한국의 동참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최근 네덜란드·일본과 일부 첨단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 규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산업계 일각에선 우리 기업에 당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하지만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선 예기치 못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실제 한미 간 의제로 등장할 경우 긴밀하고 심도있는 협의가 전제돼야 할 필요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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