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을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중견 작가 채림의 ‘자연을 노래하는 서정시`전이 경주 갤러리 라우(대표 송휘)의 초대로 경주에서는 두 번째 전시가 열린다. 경주예술의전당 지하 1층에 위치한 라우갤러리에서 7일~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채림의 옻칠 작업 20여 점을 5년 만에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작가 채림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전통 옻칠로 작품의 지지체를 일궈낸다. 보석과 회화를 접목해서 작업하고 있는 그는 나전칠기 같은 전통 공예의 조형미에 착목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작품의 주된 모티브로 삼고 있는 것은 숲과 나무 등의 자연이다. 붓과 물감 대신에 옻칠과 자개, 순은을 사용해 이색적인 풍경화를 만들어낸다. 옻칠은 40여 회의 지난한 수공적 반복 과정을 거쳐 색채와 광택과 질감을 건져 올린다. 옻칠의 농도와 채도에 따라 화면은 천변만화의 표정을 드러낸다. 작품에는 짙은 녹음의 숲과 조용한 연못이 있고, 어스름한 저녁 풍경이 등장한다.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내민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들꽃과의 눈인사, 입맞춤에 이어 숲과의 속살거림이 화면을 채운다. 액체가 번져 흐르듯 유동적인 구성, 바람이 불듯이 속도감 넘치는 붓 터치, 청정한 수면처럼 매끈한 질감, 먼 기억 속의 희미한 풍경처럼, 안개가 낀 듯 경계가 모호한 파스텔 톤...,김복기 경기대 교수는 “작가는 때로 삼베를 화면에 끌어들여 마티에르 효과를 배가시킨다. 그 신비로운 뉘앙스는 그 어느 것이나 자연의 감축모형을 연상시켜 이 지지체만으로도 회화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했다. 그의 작품들을 바라보노라면 자연스레 사색의 자리에 초대된다. 식물 이외에 특별한 이미지들을 기용하지 않으며 모티브를 강조해 표현이 억제돼있는 것 같지만, ‘고요함’을 통한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의 식물성 이미지를 보고 있자면 일상의 찌듦과 분주함에서 어느새 서정의 자락이 조용히 내려앉는다. 나무숲 사이를 걷다가 한적한 곳에 핀 꽃을 만났을 때의 반가움처럼 자연과의 조우, 생명과의 조우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기치 못했던 ‘한 다발의 설렘과 기쁨’을 선사 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에서 작업하고 있는 작가 채림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현재 프랑스 조형예술 저작권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춤추는 버드나무(2021, 뉴욕)’, ‘숲의 노래(서울, 2017)’등 개인전 12회, 2022아트 타이베이, 2022전광영 & 채림 2인전 등 그룹전 23회, 국내외 유수한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했다. 또 제41회 국제현대미술대전 금상, 제7회 국제주얼리디자인 공모전 금상, 인터내셔널 레오나르도 다 빈치 어워드 등 보석 디자인과 회화 부문에서 국내외 다수 수상에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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