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신라천년의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추진 중인 월정교 복원 공사 현장 주변을 가꾸기 위한 남천 정비 사업을 시행하면서 시민과 관광객들의 편의와 안전은 외면한 채 졸속으로 추진해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주말과 휴일을 맞아 화랑대기 축구단을 비롯한 수많은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았지만 관계공무원의 관리감독 소홀을 틈타 현장 공사가 마구잡이로 진행돼 대형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경주시는 2008~2011년까지 국비 42억원 등 총 15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국립경주박물관 뒤편에서 형산강 합류지점까지의 남천 3km 구간에 걸쳐 주변지역과 조화되는 생태하천을 조성하고 관광자원 정비 및 친수공간을 꾸미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수로 및 옹벽철거, 산책로 설치 및 호안정비, 자전저 도로 및 농로 건설, 교량 리모델링 등의 사업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시는 올초부터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1,248m 규모의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 및 농로 1,544m, 1,230m 규모의 호안정비 공사를 하면서 안전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았으며 안전요원까지 배치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해 주변 교통을 마비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 공사를 하고 있는 S건설은 공사 현장 인근 문천교 주변 둑에 하천에서 준설된 흙과 폐기물 등을 투기해 흉물스럽게 방치하고 있으며, 도로에 흙탕물을 마구잡이로 흘러보내 차량과 관광객들의 통행에 막대한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또 이 업체는 각종 중장비를 동원해 공사를 하면서 문천교를 지나는 도로를 불법으로 유턴하는가 하면 중앙선을 침범해 운행해 대형교통사고의 우려까지 낳고 있다. 부산에서 온 관광객 A모(54)씨는 "문천교 현장을 지나다 날벼락을 맞았다. 서행 운전 중이었는데 갑자기 흙탕물 세례를 받아 대형사고가 날 뻔했다. 경주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가 깃던 고풍스런 고장인데 공사 현장의 몰상식 때문에 휴일 기분을 잡쳤다"면서 시 당국을 질타했다. 동천동 주민 B모(43)씨는 "남산 등산을 가기 위해 문천교를 지나다 대형 덤프트럭과 충돌할 뻔했다. 도로도 흙탕물로 뒤덮여 미끄러웠지만 공사 현장에는 안전요원 하나 배치되지 않았다. 경주시의 철저한 공사 감독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조사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공사 안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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