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중독증이라는 것이 있는 모양이다. 전화기가 신체 일부로 완전히 굳어버린 사람들이다. 항상 손에 쥐고 다니면서 한 순간도 놓지를 못한다. 장시간 전화가 오지 않으면 불안하다. 별 용무도 없어도 먼저 통화를 시작하고 문자 매세지가 오지 않으면 먼저 날린다. 차타는 시간은 당연히 통화하는 시간이다. 거리를 걸을 때나 차를 탈 때 전화기는 항상 귀에 붙어있다. 별도 장치로 눈에 보이지 않는 상대방과 혼잣말처럼 밑도 끝도 없이 대화한다. 지하철 풍경도 버스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도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정도가 덜하다. 버스 안에 비해 대놓고 큰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도 적다. 상당히 조심들 하는 눈치다. 가끔 젊은 남녀의 노골적인 애정 표현이 주위 사람들을 민망하게 한다. 얼굴이 서로 맞닿을 정도로 가까이 바짝 다가서서 볼을 만지고 상대방 허리에 팔을 감은 채 자기들만 아는 대화를 주고받다. 도대체 얼마나 얼굴이 두꺼워 그런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공장소가 아닌가. 좁은 공간에서 이리저리 부대끼면서 참고 견뎌야 하는 대중교통 수단이니 지켜야 할 규범이 있다. 남을 불편하게 하는 언행은 삼가는 것이 민주시민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덕목이다. 나만 편하면 그만이고 남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어서야 되겠는가.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무신경이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 모든 것이 절제와 양보, 배려와 겸손을 가르치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인 것 어찌하랴. 조용한 아침나절, 시간에 쫓겨 급하게 지하철에 오른 직장인들도 있으리라. 남의 방해를 받지 않고 그날 일과를 설계하고 지난 일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을 것이다. 어제 읽다가 덮어둔 책을 꺼내 다시 읽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지하철 탑승시간도 슬기롭게 활용한다면 자기개발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양식 없는 사람들의 대책 없는 언행이 다수 승격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소중한 시간을 빼앗고 마음의 여유를 강탈해가는 것이다. 도처에 휴대전화 공해다. 주위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보이지 않는 상대와 끝없이 시시콜콜 이야기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신호등을 기다릴 때나 길을 걸어갈 때도 단 한 순간도 통화를 쉬려고 하지 않는다. 전화기가 아예 귀에 달라붙었다. 통화하면서 버스에 오르고 버스 속에서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큰소리로 계속 통화한다. 내릴 때도 물론 통화상태 그대로 내린다. 무슨 긴박한 용무가 그렇게도 많은 지 참으로 궁금하다. 휴대전화가 없었던 그 옛날엔 도대체 어떻게 살았을까. 전화기 자체가 없었던 시절에는 답답하고 궁금해서 어떻게 견뎠을까. 휴대전화 중독증에 걸린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림일 것이다. 요새는 거기다 한 술 더 뜬다. 여러 가지 기능이 복합적으로 갖추어진 최신식 전화기가 나왔으니 말이다. 시내버스나 지하철을 아예 컴퓨터 게임방으로 생각한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남이야 뭐라고 하건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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