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의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가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부터 상영하고 있는 `행정사무감사` 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주연에 경주시의회, 조연에는 경주시. 하지만 `시민의 알 권리`는 출연을 정지당했다. 경주시의회와 집행부에 따르면 시의회는 9일부터 15일까지 일정으로 2010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집행부에서 제출받은 각종 행감자료와 보충자료 등을 언론에 전혀 제공하지 않은 등 취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구태를 보여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게다가 행감이 실시되고 있는 문화시민위원회와 경제도시위원회 행감장의 의원석에는 컴퓨터와 인터넷 등 기반시설을 갖췄지만 기자석엔 노트북 등의 취재장비를 설치할 공간조차 전혀 마련치 않았다. 기자들이 취재를 위해 사용할 좌석도 겨우 2~3개만 배정해 취재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등 `시민의 알 권리`를 홀대했다. 특히, 의회는 행감 첫날인 9일 문화시민위원회의 문화관광국에 대한 행감에서 지난해와 2008년 행감때 이미 질의했던 `예술의 전당`과 `쪽샘지구`에 대한 문제점을 2~3중 집중 질의하는 등 준비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문화시민위원회 소속 모 위원은 집행부 담당국장의 업무보고 때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고 있었으며, 이 위원은 다른 위원들보다 30분 정도 일찍 행감장을 퇴실하는 등의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해 내실있고 엄중하게 진행해야 할 행감 분위기를 망쳤다는 지적이다. 또한, 경제도시위원회 행감장에서는 초선의 J모 위원이 `서천둔치 화장실의 시설 낙후`에 대한 질의를 펼쳤지만 이는 소속 위원회와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져 행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의회는 이날 행감에 앞서 집행부의 제2회 추경안을 심의하면서 도서관 운영비 2천여만원은 삭감하면서 자신들이 사용해야 할 노트북 구입비 3,150만원은 승인해 `자신에게만 관대하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실제 이날 행감장에서도 위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2006년도에 구입한 노트북은 성능도 꽤 괜찮은 편인데도 신제품만 찾는 등 의회가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날 케이블 티비를 통해 의회의 행정사무감사를 시청한 A모(51)씨는 "행감에 임하는 시의원들의 자세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시민의 대표로 선출돼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막중한 소임은 뒤로 미룬 채 `내몫 챙기기`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집행부 관계자는 "행감자료와 보충자료 등은 충분한 분량만큼 의회에 제출했다. 행감 자료 내용도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등의 기밀사항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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