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보문교 삼거리 교통섬에 조성돼 있는 ‘첨성대 꽃탑’이 경주APEC 개최를 목전에 두고 도시 경관의 취약함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경주APEC을 앞두고, 보문단지와 경주시내 일부 등에서 여러 경관 제고 공사가 한창인 시기에 발생하는 각종 변화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첨성대 꽃탑’에도 질책 섞인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곳 교통섬은 보문단지의 인상을 결정짓는 첫 관문이어서 디자인적 경관 요소가 매우 높은 장소적 성격을 띤다.
‘첨성대 꽃탑’은 2003년 첫 꽃탑 조성공사를 시작한 이후 2005년 교통섬(바닥면적 27㎡, 화분 2150개)에 설치된 첨성대 모형의 조형물이다. 2011년 꽃탑 노후화로 시설물 교체공사를 시행했으며 매년 봄, 여름, 가을 3회에 걸쳐 초화류 등을 식재하고 겨울철에는 홍보판을 설치해왔다.
현재는 여름꽃(베고니아)을 식재 완료했으며 9월게 가을꽃을 식재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이 조형물에는 팬지, 비올라, 베고니아, 임파첸스 등이 계속 피고 지면서 유지 관리가 쉽고 개화기가 긴 꽃들을 식재해왔다고 한다. 이들 종은 국내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꽃들로, 식재 디자인도 크게 고려되지 않아 보인다.시민과 방문객들은 ‘특색이 전혀 없는 원예종의 식재, 첨성대 모형 위 설치된 조악한 조형물, 조형물 내 여러 로고 디자인과 지나치게 많은 메시지, 조형물 주변과의 부조화’ 등 종합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경주시 도시공원과 녹지팀은 "현재 모형의 꽃탑은 2010년 만들어져 15년간 존속돼 변화·교체 등의 의견들이 오갔다. 오래돼서 철거 하거나 변경의 필요성은 충분히 있지만 올해는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주APEC 개최를 앞둔 시점에서 이 꽃탑에 대한 변화 부분이 누락돼 있었다”면서 “조만간 전반적인 검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녹지팀은 이어 “APEC추진단의 의견을 반영해 도안과 문구 등 전체적인 디자인은 공모를 통해 다시 조성할 계획"이라며 "꽃탑 주변 도로 공사가 8월께 끝나고 새롭게 조성할 때는 좀 더 고민하고 선별해 경관을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시민은 “최근으로 올수록 꽃탑 내 로고 등 정보량이 너무 많아 보였다. 자꾸 다른 요소를 추가해 조잡해졌다”면서 “위치나 장소 특성상, 화초류는 한국 재래종이나 신라와 관련된 종을 선정하고 이 조형물 외, 경주시의 이와 유사한 조형물들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