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18일 오후1시 로마로 떠났다. 교황의 방한 메시지는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종교인, 위정자에 이르기까지 세대와 계층을 초월해 한국과 아시아권은 물론 세계인에게 강렬한 울림을 선사했다.  18일 오후12시 45분 서울공항에서 간소한 출발 행사를 가진 뒤 오후 1시 로마로 떠난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일정 4박5일 동안 세계가 주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잃지 않고 소탈하고 파격적인 행보로 시민들 곁으로 다가갔다. 또 세월호 참사 유가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손을 잡았으며 미래의 희망인 어린아이들에 대한 강복을 잊지 않았다.  교황은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윤지충 외 123위 시복미사'전에 124명의 복자 중 29명이 처형당한 서소문 순교 성지를 방문하고 약 100만여 명이 운집한 광화문 광장에서 시복미사를 집전했다.  미사 후 수많은 신도들의 환호 속에 음성 꽃동네를 찾은 교황은 어린이들에게 입을 맞추고 장애 어린이를 축복했다. 장애인이 만든 종이학과 종이거북이, 자수로 짠 초상화를 선물을 받은 교황은 모자이크로 된 '예수 탄생 그림'을 꽃동네에 선물했다.  음성 꽃동네에서 한국 수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청빈함은 여러분의 수도생활을 지켜 주는 방벽이고, 성장하도록 돕고 올바른 길로 이끄는 어머니"라고 했다. 방한에서부터 마지막 날 명당성당 미사집전까지 교황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12억 가톨릭 신자를 비롯한 세계인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로마 출발에 앞서 가진 18일 오전9시 45분부터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밀양의 강정마을 주민, 쌍용 해고 노동자, 타 종교지도자, 환경미화원이 초대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 천주교 '순교의 메카' 충청에서 3일 일정을 보낸 교황은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 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서산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주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며 "우리의 대화가 독백이 되지 않으려면 생각을 열고 다른 사람과 다른 문화를 받아들여야만 한다. 진정한 대화는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는 진정한 만남을 이끌어 낸다"고 진정한 소통의 원리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이어 교황은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는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 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 한다"며 북한,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교황청 미수교 국가와의 대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국경을 초월한 평화와 화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계층간 갈등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다. 국가운영 시스템은 쉽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 남북분단은 여전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목숨을 잃는 병사도 계속 나오는 실정이다.  어쨌든 교황이 전한 치유와 화해의 메시지가 헛되지 않게 기득권과 이해관계를 내려놓고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는 것이 우리 사회에 필요한 치유의 시작일 듯하다.  교황 방한을 계기로 이 땅에서 화해와 통합이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 준 현발 행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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