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석 달전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선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가 50만명을 돌파했다는 통계가 화두였다. 2003년 관련 통계작성 후 최대 규모다. '쉬었음' 인구는 일을 하지 않는데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그만큼 15∼29세 ..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벨퍼센터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인공지능(AI) 등 5개 첨단기술 분야 순위에서 한국은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세계 25개국 중 5위면 나쁘지 않으나 첨단기술 개발경쟁과 한국 산업의 현주소를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한국이 5개 분야에서 얻..
한국 경제가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으로 표현되는 일본의 장기 저성장·저물가 시대를 닮아가고 있다는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후 한국 고속성장의 주축인 수출을 뒷받침해줬던 글로벌 통상질서가 최근엔 보호무역주의 등으로 인해 오히려 성장의 걸림돌이 됐다. 일본..
권력은 필연적으로 분열의 씨앗을 품고 있다.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이를 증명한다. 유방은 초한전쟁에서 천하통일의 1등 공신 한신을 제거했다. 나폴레옹은 정치적 동맹자 탈레랑과 결별했고, 박정희는 5·16 쿠데타의 설계자 김종필을 정치적으로 소외..
경기 고양시에 사는 강기남(75)씨는 지난달 9일을 잊지 못한다. 6·25 전사자인 아버지 고(故) 강성순 하사의 유해가 75년 만에 그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강씨는 난생처음으로 비록 한 줌에 불과했지만 '아버지'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아버지는 생후 11..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728만여표(49.42%)를,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1438만표(41.15%)를 각각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8.27%포인트다. 승부는 났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반으로 갈렸다. 선거는 민심의 거울이다. 우리..
선거는 공정성이 생명이다. 과정의 공정성을 믿기 힘들면 결과도 신뢰받지 못하며, 공정성은 무결성과 투명성으로 담보된다. 2016년 오스트리아 대선에선 우편투표 관리 부실이 일부 드러나자 선거 결과를 백지화하고 재투표를 했다. 당시 오스트리아 헌재는 관리 부실이 결과에..
미국에서 흑인 투표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된 것은 불과 60년 전이다. 1870년 미국 수정헌법에서 모든 남성에게 참정권을 줬으나 남부지역 등에서는 흑인에게 여러 제도적 제약이 있었다. 이후 수많은 민권 운동가들의 투쟁이 있었고 1965년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참정권을 요구..
이번 조기 대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계엄 선포와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례적 선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민주주의 복원'을 내세우며 결집을 시도하고 있고, 보수 진영은 '이재명은 안 된다'는 반감 정서를 조직화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사전투표율은..
한국이 '노인 고용률 1위'라는 달갑지 않은 통계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이 3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대표적인 고령화 국가로 꼽히는 이웃 일본(2..
1966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에서 탄생한 세계 최초의 챗봇 '일라이자'는 단순한 키워드 응답으로 심리상담사의 흉내를 냈다. 일부 사람들은 일라이자와 진심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이를 '일라이자 효과'(eliza effect)라고 한다. 인간은 기계..
지난 20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0.73%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그러자 2.73%를 득표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에게 민주당 일각에선 패배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심 후보에게 간 표가 사표(死票)라고 주장하면서다. 그러나 심 후보는 패배 연설..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의 예상되는 수명(기대수명)은 83.5년(2023년 기준)이다. 남성이 80.6년, 여성이 86.4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2.5년 더 오래 산다. 손꼽히는 장수국가가 됐지만 장수가 말 그대로 축복이 되려면 노년에 마주할..
주한미군은 그동안 한국 안보체제의 토대이자 동북아 질서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냉전기에는 소련·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전진기지로 기능했고, 1980년대 이후 국군 현대화와 더불어 진정한 의미의 동맹군으로 발전했다. 병력 규모는 한때 6만 명을 넘긴 적도 있었지만, 2..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조선 후기의 위인인 정조를 유세장에 불러냈다. "선조는 환란을 불러들여 산천을 피로 물들였고 정조는 조선을 동아시아 최대 부흥국가로 만들었다"면서 국민의 충직한 도구가 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 왼쪽 날개도 있고 오른쪽 ..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사랑'이 결국 화(禍)를 부르고 있다. 김 여사는 1000만 원이 넘는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전직 간부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전달했고, 이를 김 여사의 비서..
개인이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을 때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 조건이 달라지는 것처럼 국가도 신용등급이 있고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할 때 신용등급(Sovereign credit ratings)이 영향을 준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무디스가 지난 주말 미국의 국..
'승수효과'는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정부 지출이나 민간 투자가 연쇄적으로 소득과 소비를 유발해 국민소득을 증대시키는 과정을 설명한다. 예컨대 정부가 1조 원을 지출할 경우 이는 노동자와 기업의 소득이 되고, 그들이 소득의 일정 부분..
6·3 대통령 선거가 바싹 다가오면서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예외 없이 중도층·무당파 공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저서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에서 "중도층은 없다"고 단언했다. 유권자는 좌우의 중간 지점에 서 있는 고정..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수와 수출 부진 상황을 진단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8%(상반기 0.3%, 하반기 1.3%)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발표했던 전망치가 1.6%였으니 석 달 새 절반 수준으로 내린 셈이다. 국책 연구기관의 특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