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례대표제는 출발부터 대표성과 거리가 멀었다. 1963년 총선에서 박정희 정권이 도입한 전국구(全國區)가 그 시작점으로, 미국식 양당제를 유도한다며 전국구 의석의 최소 절반을 제1당에, 3분의 1을 제2당에 배분하도록 해 거대 정당에 유리하게 설계했다. 전국..
올해 추석 연휴도 불과 몇 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권이 민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 추석 민심엔 전통적으로 여권이 더 민감하다. 구조적으로 민중의 불만은 국정 운영과 민생을 책임진 집권 여당과 정부를 향하는 속성이 있어서다. 특히 명절에 대가족이..
조선 성종 7년인 1476년. 효령대군의 손자 태강수 이동(李同)은 기생 연경비에 빠져 정실부인 박 씨의 허물을 들춰 내쫓으려 했다. 이에 왕실 종친을 감찰하는 기관인 종부시(宗簿寺)가 직접 나섰다. "종친이 첩을 사랑해 본처를 버리고 모함하면 왕실의 폐단이 된다"..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휩쓴 대규모 홍수 발생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네팔이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급 재난에 국제적인 재정 지원은 필요하다면서도 외부의 구조 손길은 뿌리치고 있다. 이후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자 한국, 인도, 중국, 호주 등 일부 국가에 한..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서 지난 26일 빙하 일부가 무너져 내리며 하천을 덮치고 뒤이어 둑이 터지면서 거대한 재난이 발생했다. 히말라야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배경엔 지구 온난화가 있다. 이번 네팔 대홍수의 원인을 기후변화 하나로만 돌릴 순 없지만, 히말라야에..
제주시 한림읍 한 야자수농장에서 지난 24일 주검으로 발견된 고(故) 장미란 씨의 실종 허위종결 혐의를 받는 제주의 현직 경찰관이 구속됐다. 그는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생명이 위험해질..
세계 경제를 수년간 떠받쳐온 초저금리와 과잉 유동성 시대가 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은 앞다퉈 금리를 올리며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 세계를 뜨겁게 달궜던 유동성 잔치는 끝났고 차가운 긴축의 계절이 다가왔다. 중동발 지정학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겠다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왜 만나는지, 그리고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트럼프에 우호적인 미국 폭스뉴스도 두 지도자의 만남을 '핵 포커게임'으로 비유하며 ..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신임 대법관으로 서면을 통해 제청했다. 여당에선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의 불법 행위'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야당은 대법원 압박이야말로 '삼권분립 훼손'이라고 반박했다. 헌법 제1..
오는 10월 숱한 논란 속에 형사사법체계가 바뀐다. 검찰청이 문을 닫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신설된다. 중수청·경찰 국가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를, 공소청이 기소와 공소 유지를 각각 맡게 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72년을 이어온 검사의 수사..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누굴까? 한때 유력 주자로 꼽혔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고 피선거권도 제한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 밖에 있고 복귀도 요원한 상태다. 당내 반감도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잇달아 일으킨 충격파에 한미 동맹 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그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 지시했고, 하루 뒤엔 자신의 대화 요청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했다며 대화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했다. 다분히 의도적인 ..
아일랜드는 이웃 강국의 식민 지배로 고난을 겪은 나라의 대명사다. 1922년 독립 때까지 800년 가까이 영국 치하에 있었다. 특히 식민지 아일랜드인 대부분은 토지 재산권이 박탈돼 사실상 노예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19세기 중반 대기근 때 무려 100만 명이나 굶어 죽..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8월 둘째 주 44%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6%로 나왔다. 취임 후 처음으로 긍정·부정 평가가 역전됐다. 이른바 '데드크로스'다. 앞서 리얼미터 조사에서도..
검찰 개혁으로 오는 10월 검찰청은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새롭게 출범한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검사는 남는다. 새 형사사법체계 아래서 대부분 검사는 공소청 소속으로 공소 제기와 유지 업무를 하게 된다. 경찰이나 중수청이 수사한 사건..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의 정밀유도무기와 방공 요격미사일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전에서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1500기 이상이 사용됐으며, 잔여 재고가 1700기 미만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전쟁 초..
정치에서 경제는 권력의 연속성을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이다. 외교·안보에서 아무리 큰 치적을 쌓았더라도 당장 먹고사는 경제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민심은 여차 없이 돌아선다. 조지 H.W. 부시의 대선 패배가 대표적 사례다. 아버지 부시는 1991년 걸프전..
정부가 8.3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이어 이달 중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공급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뒤 공급대책 마련에 속도가 붙었다. 정부는 공공택지와 국유지, 군용지 등 활용 가능한 공급 부지를 최대한 발굴하는 동..
인류사를 돌아보면 군기 해이에 따른 군사력 약화로 무너진 나라들이 적지 않다. 청(靑)의 청일 전쟁 참패, 명(明)의 패망, 서로마제국 소멸도 무기 열세가 아니라 군기 해이와 안보의식 결여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한다. 이처럼 국가 생존에 직결된 군의 기강은 외형적 전력..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 전면 개편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하고 검사의 직접 수사를 금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돼 대통령 서명과 공포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새로운 법체계에 따라 경찰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사법경찰에만 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