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해 들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영상은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평범한 사람은 흉내도 못 낼 기계체조 동작을 완벽히 구현한 것이다. 엄청난 대사건이다. 인류가 복잡한 신체 움직임에서도 인공지능(AI)에 밀리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인공지능(AI) 언어모델의 기하급수적 발전이 우리 예상보다 너무 빨라 충격을 줬듯, '피지컬 AI'의 진보 속도 역시 예상치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인류만의 자부심인 오래달리기 능력도 AI 로봇에 추월당했다. 무대는 지난달 베이징에서 열린 로봇 하프마라톤 대회.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라이트닝'이 21km 코스를 50분 26초 만에 완주해 인간 세계 기록을 무려 7분 가까이 단축했다. 탁구 종목에서도 일본 소니의 AI 로봇 '에이스'가 전국대회 수준의 엘리트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했다. 공 오가는 속도가 시속 100km가 넘고, 1초에 수십 번 회전하는 공 스핀과 변칙 동작까지 찰나에 읽어내 반응해야 하는 복잡한 운동도 이제 AI의 해결 영역 안에 들어왔다. 이 정도면 경이로움을 넘어 묘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우리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우리 전유물이 아닌 현실이 오고야 말았다. 인류가 수만 년간 진화시켜온 능력들을 앞으로 AI가 대부분 추월하는 미래가 예고됐다. 인간이 태어나 십수 년을 학습해야 얻게 되는 지식과 능력 등을 갓 태어난 AI 로봇이 초기 업데이트 한 번으로 가볍게 능가하는 세상이 왔다. 이런 변화는 산업구조와 노동현장 등을 완전히 뒤바꿀 것이다. 이제 '몸 쓰는 일' 대신 다른 분야에서 인간만의 고유한 가치를 찾아야 할 세상이 다가왔다. '화이트칼라' 직종 역시 많은 부분을 AI가 대체할 것으로 예측된다. 희망적 시선에서 인간은 노동 현장에서 AI에 대체되지 않고, AI와 협력하고 통제하는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고 한다. 피지컬 AI 기업들은 로봇이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하는 동안 인간은 창의적이면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업무에 집중하는 '사람 중심 로보틱스 시대'가 올 거라고 낙관한다. 로봇이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세상에서 인류가 지켜내야 할 '인간성'의 가치는 무엇일까.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