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성어에 모야무지(募夜無知)라는 말이 있다.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후한서'(後漢書)의 '양진열전'(楊震列傳)에서 유래하였다. 중국 후한(後漢)의 '양진'(楊震)은 형주 자사(刺史)에서 동래 태수(太守)의 벼슬에 올랐는데, 양진이 형주자사로 있을 때 은혜를 입은 창읍 현령 왕밀은 옛 상관이었던 양진을 대접하려고 한밤중에 그에게 황금을 예물로 갔다 주었다. 양진은 예물을 거절하면서 '나는 그대를 아는, 그대는 왜 나를 모르는가'라고 말하자 왕밀은 양진이 일부러 선물을 받지 않는 줄 알고 '한밤중이라 아무도 모를 겁니다'라고 선물을 받으라고 권하였으나, 양진은 화를 내면서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너와 내가 아는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가'라고 말하였고 이에 왕밀은 부끄러워하며 황금을 다시 가져갔다. 이처럼 중국 후한의 '양진'은 공정하고 청렴하여 아랫사람들을 사사롭게 만나지 않았다. 그의 오랜 친구들은 그에게 자손을 위해 재산을 좀 마련하라고 하였으나 양진은 '청백리의 자속이라는 명성을 물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 고사성어에 비추어 볼 때, 최근 일부 공직자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비위행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처럼 비위행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시 한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무엇보다, 중국 후한이 양진처럼 뇌물을 거절하는 청렴성을 공직자 스스로 갖추지 못한 것이 파멸과 불명예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공직자의 청렴도 향상을 위해 다양한 제도적 장치 구축 및 직원 교육 등이 필요하겠지만, 가정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중국 후한의 양진처럼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것은 부(富)가 아니라, '청렴한 세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모든 공직자들이 청렴서약을 늘 되새기며, 스스로 청렴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권 형 활영덕 119안전센터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