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그리고 그 기다림으로 완성된다. 기다림이란 그 목적과 이유가 무엇이던 간에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가슴을 태우게 하는 조급증을 유발시켜 안달스럽다. 인간은 바로 이러한 '기다림'의 역사 속에 주어진 삶을 톱니바퀴처럼 돌고 돈다. 마음 편안함속에서 기다리는 것 자체는 희망적이고, 지치는 일이 없지만, 속을 태우면서 결과를 불안하게 하는 기다림은 아픔이요, 고뇌요, 고통스럽다. '기다린다'는 것은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슬픈 인간의 운명과도 같이 항상 부조리한 과정을 겪기도 한다. 희망과 절망이 존재하고, 권태와 기대, 그리고 설레이는 희열이 있는가 하며는 어둡고 답답한 환멸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래서 '기다림'속에는 주기적인 순회가 있고, 뜻하지 않은 사건·사고는 '기다림'의 범주에는 해당되는 않는다. 사람들 사이의 만남, 사물의 거래에서 상종하게 되는 만남, 또한 시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만남, 모두가 인간의 일상생활에서 거쳐야 할 운명과도 같은 과정이 있기도 하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다행하기를 기다리는 마음은 정말 초조하고 불안하며 연탄불처럼 타오르는 속 타는 마음은 인간의 운명이나 숙명처럼 항상 안절부절함을 일으킨다. 좋고 희망적인 사태를 기다린다는 것은 때로는 행복하고, 다행스러운 즐거움이지만, 힘 빠지고, 넋을 잃게 하는 세상일에 환멸을 느끼고, 자멸하고 싶은 심정은 경험해 본 사람은 누구나 가까이 하고 싶지 않는 세상사다. 세월호 침몰이 100여일을 훨씬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죽음조차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슬픔을 당한 가족은 물론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뼈까지 아파오는 고통이다. 장래의 희망을 한 몸에 안고 키워 온 자식인데 원인도 확실치 않은 까닭 앞에 현실은 너무나 비참하다. 오매불망 생존에 희망을 두고 가슴을 쥐어짜던 시간도 아무런 해결책 없이 한 없이 흘러가고 있다. 정말 기다림은 아픔이요, 전신에 고통을 주는 전율이다. 옛날 속담에 "말 대가리에 뿔이 나도록 기다린다"는 말이 있다. 절망과 포기의 연속임을 알면서도 무턱대고 참고 기다리라는 말은 용서할 수 없는 대책이다. "시간이 약이다"는 말만 믿고 살기에는 기다리는 자에게는 너무나 사치스런 말로 들릴 것이다.손 경 호논 설 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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