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학생 70명을 상대로 다가오는 11월 11일은 무슨 날인지요? 하니 대부분 빼빼로데이라고 합창한다.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와 함께 3대 이벤트로 꼽고 있는 '빼빼로데이' 풍습은 지난 1996년 부산·영남 지역의 여중생들 사이에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라는 뜻으로 친구들끼리 빼빼로를 주고받는 것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상업적 이유로 언제 어떻게 생겼는지 의문이 드는 '빼빼로데이'에 묻혀 우리는 11월 11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 날인지 잊고 살아간다. 이 날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이자 英연방 24개국의 현충일, 美재향군인의 날이다. 우리 해군의 창설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꼭 기억해야 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추모행사'를 부산 UN기념공원(UNMCK: UN Memorial Cemetery in Korea)에서 행사하는 날이다.  '턴 투워드 부산 추모행사'는 2007년 6·25전쟁 당시 캐나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빈스 커트니 씨의 발의로 대한민국과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다 목숨을 잃고 부산유엔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유엔묘지를 향해 매년 11월 11일 오전 11시에 맞춰 1분간 묵념의식과 추모행사를 열자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2008년부터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정부행사로 격상되어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 중심으로 부산유엔묘지에서 추모행사가 실시되었다. 올해는 8회째로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UN기념공원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터키 등 21개국 유엔참전국 현지에서도 우리 시간 11시에 맞춰 부산 유엔묘지를 향해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특히 금년도 추모행사는 UN과 관련된 세계에서 유일한 기념관인 유엔평화기념관 개관식과 유엔묘지에 조성되는 터키 참전비 제막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UN군은 6·25전쟁 기간 동안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전쟁에 직접 참전하였고, 스페인을 포함한 5개국이 치료지원을, 42개국이 물자를 지원하였다. 참전자 중 40,896명이 전사하였고, 이 중 11개국 2,300여명의 젊은이들이 낯선 땅 대한민국에 잠들어 계신다. 대부분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았던 그들은 전쟁 전에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이역만리 타국의 전쟁에 뛰어들었으며, 그들의 가족들은 그리움과 '다시는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을 것이다.  유엔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1월 11일, 이 날 하루만은 '빼빼로데이' 대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유를 위해 희생된 분들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는 묵념에 동참하는 하루가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황 성 담경주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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