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니 전쟁은 유럽사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로마가 고대 지중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던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지중해 최강자로 일어선 사건이기 때문이다. 양국의 운명을 바꿔놓은 3차 포에니 전쟁은 카르타고의 약체화를 위한 로마의 꼼수로 벌어진 전쟁이다. 2차 포에니 전쟁의 패배자인 카르타고는 로마와 영토분쟁에 군대를 동원하기 위해선 로마 원로원의 허가를 받아야한다는 굴욕적인 협정을 맺었다. 그 후 전쟁의 패배를 딛고 빠르게 예전 국력을 회복해 가는 카르타고에 위협을 느낀 로마는 비열한 수를 쓴다. 카르타고 인접국인 누미디아를 꼬드겨 카르타고를 공격하게 한 것이다. 로마 원로원에서는 당연히 카르타고의 군대 동원을 불허한다. 누미디아의 침략으로 나라가 점점 어지러워지자 카르타고는 로마의 허락없이 군대를 보내 누미디아를 격파했고, 이를 문제 삼아 로마는 카르타고에 군대를 파견했다. 이게 3차 포에니 전쟁의 배경이고 결과는 아시다시피 로마의 승리였다. 패배자 카르타고는 지상에서 사라졌다. 얼마 전 개최된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우리의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을 연기하기로 합의하여 세간이 시끄러웠다. 카르타고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전시작전권이 봉쇄당한 나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 손발이 묶여있으니 누군가가 때리지 않을까 항상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미국이 로마처럼 한국을 멸망시키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되찾아 와야 할 것이 전시작전권인만큼 현 상황을 이용해 우리의 국력을 키우고 군사력을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의 결단은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인내로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군의 잇단 병영 부조리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도발 등 전쟁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실질적 대응능력은 아직 완벽하다고 하기 어렵다. 더욱이 북한뿐 만 아니라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우리는 시간을 벌었다. 하루 빨리 독자적인 국방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전작권 환수 연기 논란과 역사의 교훈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 소 현대구지방보훈청 복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