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갑오)년의 큰 화두는 '일학습병행제'라는 제도이다. 일학습병행제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지 모른다. 그러나 향후 50년은 이 제도가 대한민국에 정착되어야 후손들이 행복해지고 안정된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일학습병행제'는 독일·스위스식 도제 제도를 한국 실정에 맞게 설계한 도제식 교육훈련제도이다. 도제제도는 유럽에서 먼저 시행했다고들 하는데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먼저 시행되었다. 조선 시대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실용적인 학문을 제자들에게 전파한 인물이다. 그의 제자 중 황상이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정약용 선생의 실용주의적 학문을 배우기 위해 직접 정약용 선생을 찾아가서 전수를 받았다. 그가 배운 정약용 선생의 가르침 중 중요한 것이 바로 '삼근계(三勤戒)'였다. 삼근계는 '부지런하고, 부지런하며, 부지런하여라' 이다. 황상은 삼근계를 평생 지키며 자기의 학문을 축적한 인물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이야기하는 도제제도이다. 이러한 도제식 교육훈련제도인 일학습병행제는 기업현장에서 현장교사(트레이너)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의 교육훈련프로그램과 현장훈련교재에 따라 일을 하고, 동시에 공동훈련센터 등에서 이론교육을 한 후 산업계의 평가를 통해 학습근로자에게 자격 또는 학위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일학습병행제는 참여 기업의 특징에 따라 산업계 주도로 진행되는 '자격연계형'과 '학위연계형'으로 나누어진다. '자격연계형'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하며 일과 학습을 병행한 뒤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을 얻는 방식을 말한다. '학위연계형'은 일을 하면서 학위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청년 구직자를 학습근로자로 채용하여 기업 현장(또는 학교 등의 교육기관)에서 장기간의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교육훈련을 마친 자의 역량을 국가(또는 해당 산업계)가 평가하여 자격을 인정한다. 최근 20여년 동안 직업교육훈련은 학교가 주도하는 교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훈련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실무능력에 차이가 생기는 한계가 발생했다. 학생들은 실질적인 업무능력보다 기업의 입사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공인어학 성적과 수상경력 같은 스펙을 쌓았다. 하지만 기업은 실무능력이 부족한 신입사원을 다시 교육하는데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야 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번 정부가 일학습병행제를 과감히 도입한 것이다. 이 제도의 조기정착을 위해 고용노동부, 교육부,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폴리텍대학이 정책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는 일학습병행제의 프로그램 및 교재를 77개 개발 완료했다. 또한, 공동훈련센터로 선정되어 19개의 우량기업과 협약체결을 하여 12월부터 중소기업을 위한 직업훈련이 진행된다. 이 제도와 연관되는 지역 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사업은 올해 말까지 양성 225명, 향상훈련 2,020명을 훈련하여 지역 기업체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제도가 잘 정착된다면 능력 중심 사회로의 통합이 이뤄질 것이다.
김 용 규한국폴리텍대학 대구캠퍼스 학생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