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과거·현재·미래가 내리 무한하게 유전하여 연속하는 것이며, 세월은 흘러가는 시간을 가리킨다. 숫자를 계산한 데도 동양은 주로 십진법(十進法)을 쓰고 서양은 십이진법을 쓴다. 숫자 0에서 9를 써서 10씩 모아서 윗자리를 올려 나아가는 표기법이 '십진법'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과일·채소 따위의 백 개를 '접'이라 하여 마늘 한 접, 감 열 접이라 부르는 것도 일종의 십진법이고, 서양은 십이진법으로 달력, 시간을 12로 계산한다. 한 해, 두 해에서 '해'라는 말은 시간의 단위로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동안(시간의 사이)을 말한다.  2014년 갑오년은 말의 해다. 육십갑자(六十甲子) 31번째인 갑오년의 대표적 사건이 갑오경장이다. 120년 전 1894년 고종 31년 갑오년에 개화당 정권이 정치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한 일로 요즘 말하는 '대혁신의 해'이다.  다사다난했던 금년이야말로 세월호 참사가 길이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 사건이다. 사건·사고야 인간의 부주의로 생길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사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참극이다. 그 일을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그런 불상사가 생겨서는 절대 안된다. 세월을 약으로 잊고 산다면 똑같은 비극은 생기기 마련이다.  세월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 자본금이다. 이 자본을 잘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승리가 오며, 세월은 착오를 마멸시키며 진실을 빛나게 한다. 우리민족은 새로 거듭나야 한다. 이제 한 장 남은 캘린더가 덩그렇게 달려 마지막 잎새를 보는 듯한 외롭고 씁쓸함을 느낀다. 무언가 분명하고 확실한 일도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부질없이 또 한 해를 보낸다는 무력감이 전신을 아찔하게 만들고, 후회와 아쉬움의 연속으로 또 새로운 해를 맞이해야 하는 중압감에 슬픈 감회만 가슴을 아린다.  원래 캘린더(달력)란 말은 라틴어로 '금전출납부'를 의미한 말이다. 로마에서는 금전의 대차 관계를 매달 삭일(초하룻날)에 청산하는 날로 전용된 것이다. 벌써 시중에 새해의 달력이 나온 지 오래되었다. 지난해를 잘 정리하고, 새로운 각오와 희망으로 새해를 맞을 준비가 절실히 필요하다.  때로는 시간(세월)이 위대한 의사란 말도 있지만, 교훈으로 새길 일은 거듭거듭 머릿속에 조심과 주의 그리고 경계로 남아야 하겠다. 망각 곡선은 불용(不容)이다. 손 경 호논 설 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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