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마바차란 지금으로부터 2600여 년 전 빠알리 경전에 나오는 불교의 핵심적인 3가지 윤리(倫理) 계(戒)목 가운데 하나인 '바르게 말한다'의 전문술어이다. 이것을 중국 사람들은 '정어(正語)'라고 번역했고 영어권에서는 '텔 더 트루스(Tell the truth)'라고 한다. 2009년쯤인가?  미국의 어느 조사기관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 가운데 가장 고귀한 언어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Tell the truth가 첫 번째 순위에 올랐다. 이 계(戒)는 다시 5가지로 세분화 해 놓았는데 첫째, 거짓말 하지 말라. 둘째, 이간질 하는 말 하지 말라. 셋째, 사실과 다르게 꾸며서 말 하지 말라. 넷째, 군림 하는 말(폭력적인 언어를 포함)과 아첨하는 말 하지 말라. 다섯째, 수다스럽게 말하지 말라 등으로 해석 할 수 있다. 언어란 사실 그 사람의 인격을 가늠하는 잣대이고 의식(意識)의 내면이 거울에 비쳐진 것과 같다. 그래서 옛 속담에는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고, 말 한 마디에 패가망신을 하는가 하면, 말 한마디에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언어의 중요성을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흠될 것이 없는 금구성언이리라. 예전에도 항상 그래왔던 일이기는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북한이 남한을 보고 쏟아내는 독기 어린 언어들이 궤변을 뛰어 넘어 정말 듣기가 민망스럽다. 막말은 관속에서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난 정부의 우리 대통령을 쥐명박이라고 하더니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무서운 불벼락 괴뢰패당 그리고 북핵 3차 핵 실험으로 갈등이 고조되던 2012년 3월 조선중앙TV 여성 앵커는 "워싱턴과 남한 괴뢰도당을 핵 찜질해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핵'과 '찜질'을 합성한 섬뜩섬뜩한 광기의 언어들은 그 사람들의 의식 상태가 어떤가를 적나라하게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 하겠다. 올해로 6·25 휴전 62년 동안 줄곧 반복해온 저 상투적인 습성은 햇볕정책도 달빛 정책도 모두가 남한 정부의 부질없는 짝사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많은 국민들이 다시 한 번 실감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국내 정치인들의 언어수준은 또 어떠한가? 2013년 7월 11일에는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대변인이 박대통령을 태어나서는 안 될 사람이라는 의미로 귀태라는 망발을 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보는 세계와 가치가 다를 수는 있다. 하지만 제1야당이라는 대변인은 대다수 국민의 소리를 대변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진 공인이다. 그런 저급한 언어로 현 국가의 대통령을 폄하한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뜻을 대변하는 제1야당 대변인의 표현으로 적절한 것일까? 며칠 전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이 된 정청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첫 일정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을 두고 지난 10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대인의 학살에 대해서 사과 했다고 해서 유대인이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나"라고 했다. 문재인 의원의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유태인이 히틀러를 참배한 격이라고 했으니 이승만과 박정희를 히틀러에 비유한 청정래 의원의 의식 상태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리얼미터가 지난 11일 MBN의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이에 대한 긴급여론 조사를 했더니 62.7%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항상 정부와 여당을 보고 야당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야당의 목소리가 대다수 국민들의 뜻과 거리가 먼 당리당략이나 개인의 포퓰리즘 목소리라면 누가 야당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겠는가? 삼마바차(sammāvācā)라는 언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면서 좀 더 성숙된 언어문화가 우리 사회에 확산 되었으면 한다.
황경환 동국대 평생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