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는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거리의 노숙인들을 위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돌기둥에 무료 샤워장과 무료 이발소를 설치했다는 뉴스를 봤다. 그곳에 수건, 갈아입을 속옷, 비누, 치약, 면도기등 위생품도 준비했다는 것이다. 교황다운 아름다운 사건이다. 또한 얼마 전 서울 중구 황악동 주민센터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홀로 사는 60대 기초 생활 수급자가 자신이 힘들게 모은 동전과 지폐등 22만490원을 "나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보탬이 되도록 해달라!"고 복지담당직원 책상위에 놓고 사라졌다는 뉴스다. 이런 조그만 사건들에서 우리는 부의 불평등이 모든 사회악의 근원이고, 돈과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의 불평등 문제에 대한 성찰을 하게된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대한항공 '땅콩 회항' 사건도 마찬가지다. 갑질의 횡포야말로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악이고 모두가 반성해야 할 문제다. "나보다 힘든 누군가를 위해서" 작지만 아름다운 삶의 향기!, 우리사회에 필요한 화두다. 지난 2월 4일, 경주 예술의 전당에서 '홍도紅桃, 최계옥 기념 사업회' 발기인 모임이 있었다. 홍도, 최계옥崔桂玉(1778-1822)이 누구인가? 그냥 조선 순조때 어머니가 세습 기생인 경주 출생의 한 명기名妓로만 기억 할 것인가? 아니다. 여기서 필자는 한 명기의 파란만장한 질곡의 생애를 얘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홍도야 말로 경주가 자랑할만한 정신적 문화적 유산이다. 그는 어려운 삶 속에서도 경주의 악공과 후학들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바쳤고, 짧은 45년의 삶을 마감 하면서, 자신의 전 재산을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 전부를 내 놓은 훌륭한 예술인의 삶을 살았던 분이다. 경주에 사는 우리는 홍도의 고귀한 예인 정신과 이웃사랑, 베품의 정신을 지금 되살려야 한다. 홍도가 죽은 후, 홍도 최계옥은 경주시 도지동 산 18-7번지(현재 코아루 아파트 부지)에 안장되었고. 30년이 지난 후 홍도의 후학양성에 대한 고귀한 뜻을 기리기위해 경주의 후손들이 뜻을 모아 홍도 최계옥의 조촐한 묘비도 그 곳에 세웠다. 그런데 묘역 일대가 아파트 부지에 편입되면서 홍도 묘비를 잃었을 뿐 아니라 2005년 무연고분묘로 처리되어 안타깝게도 그의 묘는 없어졌고, 납골공원에 무연고 묘로 보관되어 왔다. 이제 무연고 묘의 보관기간이 10년인 관계로 2014년 10월25일 사단법인 신라문화진흥원에서 유연고묘로 이관되어, 현재 경주시 건천읍 영호납골공원에 유연고묘로 안치되어 있다. 이제 경주는 홍도 최계옥 예술인을 기리는 '조촐한 추모공원' 하나가 필요하다! 추모 공원 장소야 어디가 되던, 무슨 대수랴! 자랑스런 천년고도 경주에서 훌륭한 홍도紅桃의 예인정신을 기리고, 후손들에게도 그의 훌륭한 예술정신을 이어가게 할 조촐한 추모공원 조성은 꼭 필요하다. 봄이 오는 훈훈한 길목이다 . 어디선가 곧 매화가 터지리라.김 성 춘시인·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