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노인인구 구성비가 17%를 상회하고 있어서 노년기에 살기 좋은 청정한 도시로 공인 되어가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고 퇴직 후 귀향을 하였거나 노년기의 이주 등의 요인이 작용된 수치라 하겠으나 비록 문화재 때문에 재산적 피해는 많다 할지라도 산수가 깨끗하고 아름다워서 이곳에 생활의 터전을 마련해준 조상의 음덕이 천공에 가득한 도시라 생각된다.   아침 산책길에 송화산에 올라보면 멀리 토함산의 든든한 장벽 같은 모습이 일출의 서광을 받아 빛나고, 금오산의 준엄한 자태 또한 남쪽 하늘에 새 희망을 안겨주는 듯 자꾸만 눈빛이 간다.금장대 아래 맑은 청소에 발을 담근 백조가 펼치는 날개 짓은 한 폭의 선화를 이룬다. 심호흡을 해보면 맑은 공기가 가슴 가득한 폐기를 뱉어내고 심신을 상쾌하게 해준다.   천혜의 지형적 특성 때문에 왕도로 선택되어서 천년 수도로 세계사에 전해지게 된 것은 마땅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아야 활기가 넘치는 도시가 될 터인데, 시 전체의 인구는 해마다 감소하는 데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있어서 노인화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다소 유감스럽다.  노인들이 많다보니 정치희망생들이 노인행사장에 찾아와서 단정한 자세와 표정 갖추어 보여주는 근접성 인사범절이 고맙기도 하다.   윌리엄 버틀러 에이츠는 "영혼이 손뼉치고 노래하지 않으면 노인은 한낱 막대기에 걸린 누더기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했으니, 누더기처럼 대접 받지 않으려면 노정치인의 말씀처럼 아름답게 물든 고운 저녁노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영혼이 손뼉치고 노래하려면 인생의 마지막 나날을 잘 마무리 짓는 과업수행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과업은 경주의 노인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노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에서 노년을 바라보는 관점을 늙은 나무를 대하는 태도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하였다. 늙은 나무를 보면서 어떤 이는 더 이상 가지치기할 가지가 없다고 애석해 하지만, 어떤 이는 그 간결한 곡선미에 찬사를 보낸다는 것이다.   봄이 오면 서리 맞은 떡갈나무에 새싹이 움트듯, 생명이 유지되는 한 노년에게도 계속해서 성장과 쇠퇴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여기면서 성장을 위한 종반기 해피 웰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이 성공적인 노화에 이르는 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노인들이 지닌 산 경험은 소중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다음 세대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유산이며,  겁먹지 아니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 역시 노인들이 지닌 값진 재능이다.   노련한 판사, 야구 감독, 고위 외교관, 국제조직의 지도자가 되려면 수 십 년 동안의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좀 더 폭넓은 관점으로 삶을 조망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남으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혜는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뒤에야 가능하므로 노인을 육체적 힘이 약한 존재로만 단순히 인식하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늘 의욕적으로 생활하며 절친한 친구를 곁에 두고 정신건강을 유지한다면, 아픔을 모르고 살아갈 수 있다고 하니 정신사회적 건강을 유지하는 것 역시 노년의 성장이며, 이는 영혼이 손뼉 치는 노년을 위한 방안이라 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