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나 자연환경이 다른 곳으로 옮겨진 동식물이 점차로 그 환경에 적응하는 현실로 변해 가는 일을 가리켜서 풍토순화라 한다. 모든 생물의 근거에 바탕을 두고 정착하는 것이 삶의 원리라면, 그 곳에 터전을 잡고 버티어 나가는 것이 살아 있는 것의 지배권이다. 기후와 토질, 그리고 문화와 환경이 다르면 모든 것이 낯설게 되고 도외시됨을 느끼게 된다.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에 잘 맞추지 못하면 도태되고 퇴보된다. "혼자만의 현명한 것보다 남들과 함께 미치는 행동이 더 낫다"는 말처럼 인간은 언제나 더불어 사는 족속이다. 가정과 달리 학교생활에 잘 순응하지 못하고 처지는 아이가 있고, 문화 풍습과 기질이 달라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다문화 가족들도 눈에 띄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 민족은 인정이 많아 낯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호의를 잘 베푸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유교문화권에서 성장한 탓으로 어른을 공경하고, 아랫사람을 잘 돌보는 민족이라서 후한 인심 속에서 교육의 목표를 둔 탓에 사람을 정말 사랑하는 민족이다. 우리 속담에도 '좋은 것이 좋다'는 말처럼 협동심을 갖고 서로 위하는 마음이 대단하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태종의 시조를 익혀왔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동물의 세계>라는 프로에도 생의 애착과 삶의 의지는 처절할 만큼 잔인하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버티는 목숨의 한계는 절박할 만큼 촌각을 다툰다. 서양속담에 '인간의 본심인 마음을 놓으면 만사가 천국'이란 말이 있다. 생물이나 인간을 둘러싸고 직접, 간접으로 영향을 주는 자연적 조건이나 사회적 상황을 환경이라 하지만 환경이 인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인간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은 약한 자를 지배하면서 현명한 자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철학자 베이컨은 "순경의 미덕은 절도이며, 역경의 미덕은 인내이다"라 했다. 사람의 목적은 소득이 아니라 환경과 더불어 성장하고, 자기의 의식을 실현하고 확대시키는데 보람을 느낀다. "나의 마음을 낮추자. 그러면 모든 것이 형통을 이룬다"는 옛 선현의 말씀이다.손 경 호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