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 경전 군에 속하는 화엄경 40권 제12에는 '牛飮水成乳(우음수성유) 蛇飮水成毒(사음수성독)'이란 말이 있다. 소가 물을 마시면 젖이 되지만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이 된다는 뜻이다.  20년 전쯤 북한의 핵 원자로 때문에 한반도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의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보도했지만, 미국은 1994년 제네바 협정을 통해 북한의 핵 원자로를 동결시키고 1995년 한국과 일본이 지원하고, 미국이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해 주기로 하면서 북한에 대해 핵 비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토록 했다.  그러나 2003년 북한은 NPT 탈퇴 선언과 함께 북한이 서명했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 안전규정 이행 약속은 휴지조각이 됐다. 이후 새로 탄생한 부시 행정부의 한·미·일·중·러 5개국과 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 노력도,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도, 수백만이 굶주림에 죽어가도 핵 개발이라는 유혹에 중독된 북한의 세습체제를 해독시키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제는 그 중독의 상태가 얼마나 극에 달했던지 북한의 6·25 남침 이후 60여 년간 자신들의 명줄이나 다름없었던 중국의 핵개발 억제라는 대북 메시지에는 고개를 외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소위 종북좌익 성향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말 할것도 없고 내가 잘 아는 불교성직자 가운데도 그런 소리를 스스럼없이 내뱉는 이가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북한이 쏘아 올리는 은하3호와 남한이 쏘아올리는 나로호가 무엇이 다른가?'라거나 '미국은 핵보유를 하고 있는데 왜 북한은 핵을 가지면 안 되는가?'라는 궤변을 늘어놓는다.거기에다 한수를 더 보태 '장차 남북한이 통일이 되면 북한 핵은 우리 것이 될 것인데'라는 무지(無知)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들에게 앞에서 언급한 화엄경 구절이 경종을 울리고 있지 않는가? 강도나 도둑이 총칼을 가지고 있으면 흉기가 되지만 경찰의 총과 칼은 국민의 안녕과 질서를 보호하는 도구가 된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 만큼의 차이다. 한번 잘못 알려진 정보나 그릇된 궤변이 고쳐지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사람들의 생각을 현혹시키고 흐트리게 하는 일들이 왕왕있다. 이제 대한민국 국민들은 저 얼어붙은 동토(凍土)의 땅 북녘에서 벌이고 있는 21세기 이 지구상의 유일한 1인 독재의 3대 세습체제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적화통일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한 민족이라는 고상한 감정은 위험천만이다. 한미연합 군사 훈련인 2015 키 리졸부 독수리 훈련이 3월2일부터 시작되면서 북한은 이 훈련이 시작 되는 날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특별히 서해5도 지역에는 지금  불안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몇 일전 미국의 존스 홉킨스 대학의 북한전문 블로그인 38노스는 올해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 하지 못하고 이대로 간다면 5년 뒤쯤에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이 최대  100개정도 제조가능 할 것이라고 했다.  태평양 전쟁을 종결시켰던 맨하탄 프로젝트(핵무기제조계획)의 주역 오펜하이머는 원자 폭탄의 아버지라 불린다.당시 뉴-멕시코주 로스앨러모스 산맥에서 처음 실험했던 핵의 위력에 얼마나 놀랐던지 "지옥지옥 말은 들었지만 지옥이 어떤 것인지 나는 똑똑히 보았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북한의 3대 세습체제는 국제사회가 진단하는 그 이상으로 핵이라는 마약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다는 사실에 좀 더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끔직하고 두려울 뿐이다. 3월3일 평양발보도에서 북한 외무상 이수용은 미국본토를 선제 공격할 수도 있다고 준 선전포고와 같은 얼음장을 지금 놓고 있다.황 경 환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평생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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