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은 지금 KTX개통으로 새로운 도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다.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새마을호를 타고 서울까지 가는데 5시간반이 걸렸지만 이제는 절반도 안돼는 두 시간 반이면 가는 고속철도시대가 이달부터 열렸다. 새마을호 대신 좀 더 빨리 가기위해 리무진 버스를 타고 50분가량 떨어진 인근 신경주역을 찾아 KTX를 타던 불편도 이제 옛날 이야기 처럼 들린다. 포항과 경북동해안 주민들이 포항시 흥해읍 이인리에 위치한 포항역까지 가는 시간은 신경주역에 비할바가 아니다. 비록 포항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있지만 승용차로 가면 인근 북구 지역에서는 20분전후로 도착할 만큼 접근성도 괜찮다. 비록 주중 왕복 하루 16회, 주말 20여회로 운행 횟수가 적은 게 아쉽지만 그 문제도 승객수가 늘어나면 증편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KTX개통을 맞아 벌써 수도권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동해바다를 앞세워 죽도시장과 포항운하, 영일만의 해양자원을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신이난 모습이다. 서울과의 반나절 생활시대가 열리면서 인적, 물적교류가 확대되는 등 고속철 개통에 따른 수혜로 포항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인근 영덕, 울진, 울릉 등 경북동해안 주민들도 교통불편 해소와 늘어날 관광객에 대한 기대로 한껏 고무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4년 11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밀 듯이 밀려들던 관광객을 기억하는 포항 죽도시장 상인들은 그때가 다시 재현될 것으로 보고 철저한 준비로 이들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다. KTX포항역주변 역세권 개발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역 바로 옆 이인지구를 시작으로 주변지역에 대한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포항역세권 개발은 KTX개통 후 10년이 넘도록 별다른 변화가 없는 신경주역과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향후 개통될 동해남부, 동해중부선의 중심역이자 영덕,울진행 7번국도 대중교통의 통과지점인 포항역은 높은 성장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항의 이런 경사(?)를 바라보는 경주시의 분위기는 다소 착잡해 보인다. 당장 신경주역을 이용하는 포항과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발길이 줄어들 것이며 포항이 대대적으로 수도권지역 관광객 유치에 나서면서 경주지역에 직간접적 영향이 예상된다. 경주의 역사문화관광대신 포항과 동해안의 해양관광을 선택하는 수요가 증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역사문화관광이 보는 관광 위주라면 해양관광은 크루즈선을 타고 싱싱한 회를 맛보고 해수욕을 즐기는 체험관광이다. 포항은 이런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동안 포항의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싱싱한 회를 먹고 싶었지만 교통이 불편해 오지 못했던 수도권 관광객들이 이제 KTX를 타고 포항으로 발길을 돌릴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경주시는 착잡함을 넘어 이런 경주관광과 관련한 인근지역의 획기적 여건변화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의 자존심인지 아니면 그건 경주와 무관하다는 자신감 때문에 그런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인근 포항이 시장을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나서 관광활성화에 전력을 다하는 것과 달리 경주시의 너무 조용한 태도는 걱정스럽다. 경주시의 관광정책이 강건너 불보듯 하는 것은 아닐텐테….정 상 호편집국 국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