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대구은행 서대구지점 김인숙 대리가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보이스피싱을 막아 화제다. 김 대리는 지난 9일 오전 11시께 지점을 방문해 송금을 요구하는 60대 여성 고객이 경황없이 서두르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으로 직감했다. 이 여성 고객은 통장에 있던 돈 480만원 전액을 급하게 모 계좌로 송금해달라고 김 대리에게 요구했다. 고객의 다급한 모습에 이상한 느낌을 받은 김 대리가 자초지종을 묻자 고객은 "아들을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통화 중 아들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아들을 살리려면 돈을 송금하라고 했다"고 답했다. 김 대리는 정신없이 무조건 송금을 요구하는 고객을 진정시키기 위해 가짜 계좌송금 명세서를 만들어 보여주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곧바로 도착해 고객을 만났으나, 아들의 비명소리까지 들은 고객은 "아들이 죽으면 경찰이 책임질 거냐"며 항의하면서 무조건 송금을 요구했다. 아들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자 고객은 더욱 불안해했다. 경찰은 아들 주거지 인근 지구대 에 연락해 아들이 무사하게 집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고객의 피해를 막았다. 대구경찰청은 20일, 침착한 응대로 고객 금융피해를 막은 것에 대해 김 대리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3월 DGB대구은행과 고객 만족도 향상 및 안전한 금융거래 강화를 위해 MOU를 체결한 바 있다. 박인규 은행장은 "점점 지능화, 치밀화돼가는 보이스피싱 및 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DGB대구은행은 전 직원을 상대로 응대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류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