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럽다. 그러나 벚꽃과 배꽃은 벌써 졌고, 실크 옷감같이 화려한 모란꽃잎이 마당을 환히 밝히고 있는 봄날이다, 경주도 대낮에는 벌써 초여름 날씨다. 뉴스를 보니 네팔에는 지진으로 수 천 명이 죽고, 수도 카트만두는 도시가 폭삭 내려 앉았다. 가난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 지수가 높다고 하는 네팔 사람들, 다시 행복을 빨리 되찾았으면 좋겠다. 나는 낭산을 가까이 끼고 있는 능배반동에 살고 있다.그래서 틈만 나면 아침 저녁 낭산 둘레길 걷기를 좋아한다. 낭산 둘레길에는 문화유적지가 산재해 있어. 관광코스로의 개발이 적극 필요한 곳이다. 휠링 산책 길로서도 최적이다. 우선 생각나는대로 낭산의 문화유적지를 살펴보면 그 수가 엄청나다. 사천왕사지와 선덕여왕릉을 중심으로하여, 망덕사지, 신문왕릉, 효공왕릉, 진평왕릉, 중생사, 문무왕의 화장터 능지탑, 최치원의 독서당, 신문왕의 황복사터와 삼층석탑, 보문사 연화문 당간지주, 보문사터, 보문사절터 당간지주와 수조, 설총묘 등등 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는 곳이다. 왕릉이 네 곳이고, 큰 절터도 네 곳이나 된다. 그리고 아직 그 유적지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신라 시대 '백결 선생'은 '낭산지역'에서 살았다고 전해진다. 명절날 가난 때문에 가야금으로 '방아타령'을 탔다는 유명한 설화가 있지 않은가? 백결선생이 살던 집이 낭산 기슭이다. 백결 선생이 살았던 집터는 과연 낭산 어디쯤일까? 궁금하지 않은가? 만일 관심있는 누군가가 백결 선생의 흔적을 찾아낸다면 이 또한 경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사천왕사터 하나만 하더라도 얼마나 많은 역사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가? 향가중의 향가인 월명 스님의 '제망매가'가 만들어진 곳이고 신라 최고의 조각가인 양지 스님과, 문무왕의 거북 비석 이야기, 당나라를 물리친 밀교 이야기등 삼국유사의 현장이 곳곳에 널려 있는 곳이 낭산 지구다. 그러나 낭산의 문화 유적지를 하루 만에 다 보기는 힘든 일이다 (나는 문화재 해설사가 아니지만) 내 나름대로 낭산 지구의 관광코스를 몇 둘레 길로 나누어 본다. 제 1코스: 사천왕사▷선덕여왕릉▷능지탑과 중생사▷황복사지 삼층탑▷진평왕릉 제 2코스: 사천왕사▷선덕여왕릉▷망덕사지▷보문사터▷연화문 당간지주▷진평왕릉▷황복사터 제 3코스: 사천왕사▷선덕여왕릉▷능지탑과 중생사▷황복사 삼층탑▷진평왕릉▷보문사터▷효공왕릉▷신문왕릉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낭산 둘레길을 나누어 본 이것은, 순전히 필자의 생각일 뿐이다.낭산의 사천왕사지와 선덕여왕릉만 볼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어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배반들판 길을 천천히 걸어 보시라.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뇌가 충전 되면서 새로운 삶의 활기가 솟아 날것이다. 다음 주에는 천천히 배반 둘레 길을 걸으며 들길에 핀 애기똥풀과도 만나 대화를 해봐야겠다.김 성 춘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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