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을 빗대어 말하여 그 뜻이나 이름을 알아맞히는 놀이를 수수께끼라 하는데, 우리말에 '서면 낮아지고 앉으면 높아지는 것'이 무엇이냐고 어릴 때 어른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아 본 기억이 있다. 그 답은 '키'이다. 서면 천장까지의 거리가 짧아지고, 앉으면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자세를 낮추자는 의미로 깊은 뜻을 지닌 말이 진지하다. 스포츠에서도 많이 쓰는 용어이지만 특히 레슬링, 유도 그리고 야구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자세를 낮추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낮은 자세에서 높이 뛸 수 있고, 빠르고 민첩하게 행동할 수 있는 공격 자세이다. 성서에도 "신은 교만한 자를 업신여기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말씀처럼 저자세는 겸손을 의미하며, 항상 자신을 낮추는 자가 될 것을 권면한다. "겸손은 거만의 해독제"라는 말처럼 많은 성인들이 수 천년을 두고 외치는 말씀이다. 지난 8월 세계적인 정신 지도자인 교황께서도 '겸손과 청빈의 솔선수범, 대중과의 적극적인 소통, 그리고 공동체정신과 용서와 관용'을 강조하는 모습에서 우리의 가슴에 신선한 감화를 남기셨던 분이다. 자신의 가방을 들고 방탄차 대신 소형차를 타며 좁은 방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과 시종 겸허하고 소탈한 성품에서 우리는 성직자의 자세를 몸소 체험하였다. 사람의 됨됨을 평가한다는 것은 척도하기가 어렵지만 대개 말과 행동, 그리고 옷차림에서 가늠이 된다. 그리고 인간의 생활상을 나타내는 것으로써는 '몸가짐'이라한다. 겸손과 청빈, 소통하고 낮추는 자세는 오히려 인간의 인격과 권위를 높여주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고쳐야 할 타성이 있고 혁신해야 할 버릇이 있다. 그리고 쌓인 폐단을 개선하기란 어렵고 힘들지만, 도덕적 권위만이라도 겸양하면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 교황께서도 청와대를 방문하여 전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가난한 사람과 취약계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게 중요하다" 라고 했다. 대중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까닭도 스스로 자세를 낮추고 힘없는 사람을 위로하면서 서로 돕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리드쉽 때문일 것이다. 그러기에 교황이 떠난 이후에 그는 성직자요 종교적인 지도자를 넘어 영혼의 스승이자, 올바른 삶의 멘토로 받아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