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이하 DTC) 섬유박물관이 패션 디자이너 박동준(사진 오른쪽)의 작품을 기증받기로 합의하고 후속 절차에 들어갔다고 3일 밝혔다. 한국 유일의 섬유 관련 박물관으로 운영중인 DTC 섬유박물관은 섬유 및 패션의 사료를 발굴하고 수집하는 학예연구사업에 주력해왔다. 현재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패션 디자이너 박동준이 현역 시절에 남긴 작품 545점과 소품 150점 및 연관 자료들을 자료 박물관에 기증된다. 이번에 기증되는 작품은 100여 회의 패션쇼 및 전시를 통해 박 이사장이 남긴 의류들 가운데 패션 연구에 필요한 소장 및 보존 가치가 있는 대상만 선별한 리스트이다. 이 목록에는 드레스, 코트, 투피스, 재킷, 망토 등 다양한 복식이 망라돼 있어 디자이너 박동준의 패션 세계와 과거 2세대 한국 패션의 산업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엿볼 수 있다. 1980년대부터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한 박동준 이사장은 남성 신사복의 복식을 여성복에 창의적으로 응용한 형태로 각광을 받았다. 또 다른 활동 영역인 현대미술을 패션 디자인에 적용해 여러 협업 시리즈를 발표한 바 있다. 박 이사장은 SFAA와 KAWA 회원으로 창작 활동을 벌여왔으며, 1995년 예술의 전당에서 처음 벌어진 'Art To Wear' 전을 통해 시각조형예술로서의 패션이라는키워드를 실험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일련의 창작 과정 속에서 박 이사장은 디자이너라는 정체성으로부터 문화행정 및 경영자로 영역을 점차 넓혀왔다. 특히 2009년에는 세계패션그룹(FGI Fashion Group International) 한국협회의 회장으로 취임해 한국 패션의 글로벌리제이션에 기여해 온 바 있다. 3년 전 본인의 이름을 내세운 부티크 사업과 창작 일선으로부터의 은퇴를 선언한 박 이사장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직에 취임하며 패션의 산학연 통합 발전 정책을 주도해 오고 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