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구문학관이 지역민의 문화저변을 확대하고 더 가깝게 문학을 즐길 수 있도록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톡!톡!톡! 릴레이 문학토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문학토크에서는 한국문학사의 길을 만든 여성 선구자 '백신애'를 주제로 그녀의 삶과 인물에 대해 이강언 교수(前대구대 국어교육과)가 강연할 예정이다. 대구·경북 최초의 여류작가로 손꼽히는 인물 백신애, 많은 제약 속에서 서른둘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불꽃같은 삶의 이야기를 오는 29일 오후 3시부터 대구문학관 4층 세미나실에서 영상과 강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이자 개화기인 1920~40년대를 거치며 수많은 여성문인과 예술인들 사이에서 조용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한 백신애는 어린시절 유복했지만 나약한 신체를 지녔었다. 이후 교사와 여성운동가로서 활동했고 '박계화'라는 필명으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가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여류작가 김명순, 서양화가 나혜석 등과 함께 당대의 신여성으로 불렸던 백신애는 오롯이 자신의 주변과 삶을 특유의 섬세한 필체 속에 자유와 계몽을 부르짖는 외침으로 존재했다. 특히 백신애의 소설 속에는 빈곤 때문에 인간적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행복이나 자유마저 박탈당해야 했던 여성들의 삶이 자주 등장한다. 주변상황과 빈곤 등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형상화해 사실적이고 냉철한 시각으로 표현했으며, 가부장제 사회의 구속과 억압을 비판하는 등 문학을 통한 여성운동가로서의 면모도 살펴볼 수 있다. (재)대구문화재단 심재찬 대표는 "영천에서 태어나 활동한 향토작가 백신애의 찬란하고 뜨거운 불꽃같은 이야기는 근대 여성사와 문단사에 큰 영향을 끼치며 다양한 모습을 남겼다"며 "문학과 함께 짧을 생을 마감했지만 신학문, 여성계몽가, 항일운동가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안락한 삶 대신 고군분투했던 창작의 행보를 되새겨보는 뜻 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문학토크의 강연자인 이강언 교수는 "출향작가들은 많으나 고향에서 활동한 작가를 찾기는 힘들다. 더구나 민초들의 삶을 사실감 있게 그린 여성작가는 매우 드물다"며 "문인들의 삶의 흔적과 문학세계를 함께 공감하는 자리를 대구문학관에서 갖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