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구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대구문학관이 우리 문학의 소중한 가치와 뿌리를 조명하는 근대문학 특별전을 지속적으로 기획·전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46년 창간한 문학동인지 '죽순'12권을 중심으로 기획됐으며, '竹筍, 그 열두 마디의 외침'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10월 30일까지 대구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올해로 창간 70주년을 맞이하는 '죽순'은 우리의 말과 글로 해방의 기쁨을 표현하고 앞으로의 다짐과 포부를 밝히고자 만들어진 해방 이후 최초의 문학동인지였다. '죽순'탄생의 중심에 있었던 시인 이윤수는 "죽순처럼 힘차게 항상 푸른 대처럼 절개롭게 굳은 마음으로 똑바르게, 이 고장 시문학의 봉화가 되겠다"고 의지를 밝히며 김동사, 박목월, 유치환, 이영도, 이호우 등 젊은 시인들과 함께 '죽순시인구락부'를 결성했다. 대구를 중심으로 문학 부흥을 일으켰던 '죽순'은 전국 각지에서 쟁쟁한 문인들이 참여했다. 박목월의 추천으로 청록파의 박두진, 조지훈도 작품을 내었고 김춘수, 신동집, 이응창, 이효상 등 당시 이름난 문인들의 작품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竹筍, 그 열두 마디의 외침'展은 '죽순'12권에 등장하는 주요 문인 20여명의 작품 및 단행본을 전시하며, 편집후기, 출판기념회, 신문기사, 광고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이야기로 구성돼있다. 아울러 '문장'에 발표됐던 이호우의 첫 작품인 '달밤'육필시와 '죽순'복간호에 실린 박목월의 '저음(底吟)'육필시도 함께 전시된다. 또 1948년 발행된 '죽순'제8집에는 달성공원에 위치한 국내 최초의 시비 '상화시비'가 건립되는 과정과 사진자료가 실려 있었다. '죽순시인구락부'는 1946년 5월 '죽순'창간호를 시작으로 1949년 제11집 종간호까지 총 12권의 '죽순'(임시증간호 포함)을 발행했다. 이 후 '죽순시인구락부'는 해체됐지만 30년이 지난 1979년 '죽순문학회'라는 이름으로 복간호를 발행하며 현재까지도 '죽순'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작품 중에는 '죽순'창간호부터 제10집까지를 엮은 영인본을 비롯해 '죽순문학회'에서 발행한 '죽순'복간호와 그 이후의 발행본도 함께 전시돼 '죽순'의 70년 역사를 선보인다. 심재찬 대표는 "언어는 우리 삶의 뿌리이자 정신이다. 해방 이후 '죽순'과 '죽순시인구락부'의 활동을 통해 우리말과 우리글을 사용한 표현의 자유와 그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당시 근·현대문학의 중심에 있던 대구의 위상과 대구문인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범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