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없이 산 속에 숨었구나시원하고 서늘한 곳 찾으려깊은 산, 푸른 계곡으로동근이도 뒷집 삽살개도 함께 천지에 폭염 주의보 내렸는데혼자 숨어서 가을을 즐기고 있네석탄 캐러 온 아저씨에게만 가르쳐 줬구먼삼복더위 푹 쉬고 가라고계곡에 차디찬 물 속에 발 담그고풀벌레 소리 들으며 놀고 가라고강냉이, 감자 쪄서 허기 채우고절름발이, 곤드레, 곰치나물로 입맛 돋구고강원도 아지매 푸근한 인심은 멋모르게 달려온 아저씨 마음 달래주고낙동강물 마를까 봐 황지연(黃池蓮)은계절없이 언제나 쉴 새 없이 뿜어댄다태백아 !모두들 삼복더위 넘기느라 몸살을 하는데너만 어찌 살이 통통 쪘구나뱃속에 새까만 석탄 덩어리 다 토해내고 속 병 나아 시원한 게지나도 너처럼 하얀 막걸리 거품 다 토해내고속병 나아 너와 함께 놀고 싶네찌듯한 여름 시원히 지내고 싶구나
■주한태 시인은?경북 경주 출생, 경북대학교 학사, 석사, 이학박사(운동생리학), 월간 '문학세계' 등단, 세계문인협회 회원, 경주문인협회 회원, 고등학교 교사, 장학사, 경주여자고등학교장, 화랑교육원장역임, 문학세계문학상 수상, 시집 '뱅글뱅글 웃기만 해라', '연분홍 답장' 집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