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최고 금속공예품으로 평가받는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금제태환이식(金製太環耳飾) 귀걸이' 등 문화재 9건이 보물로 지정된다. 30일 문화재청은 뀬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뀬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뀬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뀬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뀬정조 어찰첩 뀬조선경국전 뀬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 뀬묘법연화경 등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특히 9건의 보물 지정 문화재 가운데 고고학적 자료로 가치가 큰 신라시대 유물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일괄은 경주가 아닌 양산 북정리(北亭里)에서 발견된 신라 고분군으로 신라의 고분 문화의 전파와 계보를 연구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제작 시기는 경주에서 발견된 귀걸이와 금제 팔찌 등과의 양식적 비교를 통해 삼국 시대 6세기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특히 누금세공으로 귀갑문(龜甲文)을 아로새긴 금제태환이식 귀걸이는 신라 최고의 금속공예품으로 평가되고, 금제조족(金製鳥足)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것이어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외에도 톱니모양의 금제팔찌, 은제 허리띠, 청동제 초두 등도 경주 이외의 지역에서 발견된 사례로 중요한 의의를 지닌 유물이다.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은 현재 신라권에서 출토된 관 가운데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형태이다. 주실인 11호분의 피장자 우측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5~6세기 신라 경주를 중심으로 한 출자형(出字形) 금관과는 달리 대륜(臺輪)에 나뭇가지 모양의 입식(立飾)이 연결되어 있다. 이는 부산 동래 지역의 고유한 형태를 반영한 것으로 특히 입식이 모여 삼각형을 이루고 있는 점은 경주 교동 출토 금관과 유사하다. 그밖에 입식 끝이 하향하고 있는 점, 영락(瓔珞, 구슬 장신구)이 없는 대륜에 물결무늬를 그려 넣은 부분, 혁대를 조여 관을 쓰는 장치가 있는 점 등은 5~6세기 신라관의 계보와 가야의 관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로 가치가 크다.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 유물은 흙으로 형태를 만든 뒤 그 위에 삼베를 입히고 칠을 바르고 말리는 과정을 반복해서 일정한 두께를 얻은 후 조각해 만든 건칠불상이다. 이 불상에서 보이는 엄숙한 상호(相好), 당당하고 균형 잡힌 형태, 탄력과 절제된 선은 석굴암 본존불 등 통일신라 전성기 불상의 양식 계통을 따르고 있는데, 불상의 바탕층에 대한 방사선탄소연대 측정 결과도 이와 유사한 기원후 770~945년경으로 도출됐다. 따라서 이 불상은 이르면 8세기 후반, 늦어도 10세기 전반에는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930년경, 보물 제999호)'과 함께 우리나라 건칠불상의 시원적 작품으로서 중요한 조각사적 의의를 지닌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9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할 예정이다. 장성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