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여진 횟수가 400회를 넘었다. 경주시민들은 본진의 놀라움보다 여진에 대한 불안감이 더 큰 것 같다. 5.8 규모보다 더 큰 지진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 확인되지 않은 괴담도 떠돈다. 전문가들은 이 여진은 앞으로 수개월, 길게는 1년 가까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경주시민들은 여진이 그칠 때까지 계속 불안에 떨고 있어야 한다는 말인가.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자제하는 것이다. 각종 언론에서는 당면한 최대 이슈이기 때문에 온갖 이야기들을 꺼내 과대포장하거나 클로즈업 한다. 시민들은 여기에 더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더욱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내려 혈안이다. 전문가들이 나서서 여진의 실상을 정확하게 말하고 불안감을 다독거려 줘야 한다. 그리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도 차분하게 설명해야 한다. 계속적인 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봤을 때 여진이 너무 과하다고 인식할 수 있지만 규모 5.8의 지진의 크기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번 지진보다 먼저 발생한 다른 지진보다 여진이 유독 발생하는 것은 큰 규모도 작용하지만, 비교적 나이가 어린 양산단층의 활동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또 외국 지진 사례와도 비교했을 때 경주 지진의 여진은 이상 현상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4월 네팔에서 일어난 규모 7.8의 대지진 당시에는 여진이 2만번 넘게 이어졌다. 올해 4월 일본 구마모토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 역시 여진이 1000번을 훌쩍 뛰어 넘었다. 또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기상청의 지진 관측망이 많이 확충돼 앞선 지진보다 여진을 정교하게 잡아낼 수 있는 측면도 여진의 빈도가 높은 수로 측정되는 이유다. 좀 더 냉정해야 한다. 경주시민들의 고통을 안다면 언론도 전문가들도 부풀린 가설을 퍼뜨리지 않아야 한다. 다만 앞으로 다가올 가능성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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