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 중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최양식 경주시장일 것이다. 시민들이 공포에 질려 밤잠을 설치고 일상에 적응할 수 없을 정도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상황이 가슴 아플 것이다.  그리고 지진으로 말미암아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받고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된 것도 막막할 일이다. 시민들은 당장 닥친 공포에서 벗어나는데 애를 쓰겠지만 최 시장은 이번 지진으로 피폐해진 경주를 재건하기 위한 수많은 고민들이 머릿속에 채워져 있을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면서 내놓은 보따리가 터무니없이 적은 생색내기에 불과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가질 불만도 무마시켜야 한다. 이 와중에 지난주 최 시장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경주 보문단지는 마치 전쟁이 훑고 지나간 지역처럼 한산하다. 숙박객은 물론 각종 모임을 위해 경주의 보문숙박단지를 찾으려 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예약을 취소하고 있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경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최 시장은 지진 피해로 얼룩진 현장을 동분서주 하면서도 수시로 보문단지를 방문하는 모양이다. 썰렁하고 황량해져 버린 보문단지가 어떻게 하면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보문단지가 어려우면 경주의 관광산업이 어렵다는 바로 미터기 때문이다. 지난주 어느 단체가 과감하게 보문단지의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강행했다. 썰렁한 호텔에 오랜만에 온기가 돌자 보문을 돌던 최 시장이 이 단체를 찾았다. 최 시장은 단체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급기야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최 시장이 펑펑 울기야 했겠는가. 눈시울을 붉히고 손수건으로 눈자위를 닦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 시장의 흉중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음이 분명하다. 그 눈물에는 안타까움과 절망감, 고마움, 스스로의 다짐 등 복잡한 감정이 버무려졌을 것이다. 시장의 눈물이 시민들에게 어떤 희망으로 다가올까. 이 소문이 퍼진다면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믿는다. 이상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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