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라는 TV프로그램은 현실이 아님을 현실 속 아빠들은 잘 알고 있다. 때론 피곤함을 느끼고, 때론 죄책감마저 느끼도록 한다. 아이들과 오롯이 48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호화로운 집과 고급스러운 유아용품을 가질 수 있는 경제적 여유까지 TV 속 비교대상에 좌절하고 싶다. 하지만 TV는 자꾸 아빠들을 보고 슈퍼맨이 되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 속 아빠들은 어떠한가. 한 걸음 걸어가면 세상은 세 걸음씩 달아나버린다. 아파트 대출 이자 낼 날짜와 아이들 학원비 낼 날짜는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것 같고, 회식자리 술잔은 금방 지나간 것 같은데 어느새 내 앞에 와 있다. 이 엇박자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벅차고 힘들다. 40, 50대에 돌연사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일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여유로운 생활은 TV 속 이야기일 뿐이다. 아빠들의 일상은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과도한 스트레스로 노출되어 그것은 당연히 질병으로 이어진다. 간을 무리하게 하고, 심장에 부담을 주며, 대사질환과 면역계 질환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의학에서는 병원 원인을 3가지로 구분한다. 외인(外因), 내인(內因) 불내외인(不內外因)으로 나눈다. 첫째, 외인은 풍(風,), 한(寒), 서(暑), 습(濕), 조(燥), 화(火)에 해당하는 육음(六淫)과 전염병에 해당하는 려기를 들 수 있다. 둘째, 내인은 울화병이나 스트레스 등을 뜻하며 한의학에서는 칠정으로 본다. 칠정이란 기쁨, 노여움, 근심, 생각이 많음, 비애감, 두려움, 놀람을 말한다. 셋째, 불내외인은 폭식이나 과식 등의 무절제한 식습관, 과도한 성생활, 과도한 피로, 외상, 다음, 어혈 등에 해당이 된다. 이러한 원인들로 생긴 병의 기전(병리)은 정기존재 사불가간(正氣存內 邪不可干)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 의미는 '정기가 체내에 잘 보존되어 있을 때는 외부의 사기(邪氣)가 우리 몸에 침범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 결국 슈퍼맨이 되기 위해 아빠들은 불규칙한 식생활, 과도한 스트레스, 한여름의 폭염과 큰 일교차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한의학에서 정기(正氣)라 불리는 면역이 약해지면서 여러 가지 질병들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 질병을 이기는 방법 역시 "슈퍼"로 이기고자 한다. SNS에서 좋다면 무슨 약이든 찾아서 먹고, 매일 먹는 건강식품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점점 약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병의 원인을 개선하지 않고 임시방편의 치료로 지내면 결국 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8.5세이며 건강 수명은 남녀평균 71세이다. 이제는 장수보다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되었고 또한 건강한 삶을 넘어 의미 있는 삶이 더욱 더 중요하게 되었다. 삶에 의미를 두면서 너무 과도한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 적당한 운동을 하며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 자신에 대해 좀 더 성찰하는 것. 이런 자연스러운 행위는 자연히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 할 수 있고 이는 곧 건강으로 직결될 것이다. 건강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병이 발생할 때 유전적인 요소가 30%이며 생활적인 요소가 70%라는 말이 있다. 최근에 나오는 약들과 의학기술을 보면 못 고칠 병이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슈퍼 파워를 가지고 모든 것을 잘하는 '슈퍼맨'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슈퍼맨'은 돌아가셨다고 종식을 선언하는 것이다. '슈퍼'가 되기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 과도한 운동을 하고, 너무 좋은 것만 골라 먹고, 남들 눈을 의식하는 것은 자신을 죽이는 것과 같다. 이제는 모든 것이 완벽한 '슈퍼맨'이 아닌, 조금은 기본으로 돌아간 '노멀맨'으로, 조금 부족해도 마음 편한 '노멀맨'이 돌아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