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造物主)'가 사람을 '만물(萬物)의 영장'으로 인정한 까닭은 '말'과 '글'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말'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기호(音聲記號)인 언어(言語)이며, 말을 글자로 나타낸 기록(記錄)을 '글'이라 하는데 한자어로 '문장(文章)'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런 고유의 권한(權限)을 가진 인간(人間)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가운데 으뜸이 되는 것이 말 때문에 생기는 설화(舌禍)가 있고, 발표한 글이 법률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말썽을 일으켜 제재((制裁)를 받는 일로 '필화(筆禍)'를 입게 된다. 글보다 말이 항상 문제가 되는 것은 말은 항상 징계(懲戒)의 대상으로 시비(是非)하는 일이나 헐뜯는 말로 구설수(口舌數)가 된다. 성인(聖人)의 말씀에도 "미련한 자(者)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고 했다. "입은 엉긴 젖보다도 부드러우나 마음은 미움으로 가득 차 있고, 말은 기름보다 매끄러우나 실상은 뽑아 든 비수(匕首)"라 했다. 사람 인체의 지체(肢體)로써 두 개씩 있다. 하나가 고장 나거나 쓸 수 없을 때 하나를 사용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팔과 다리, 손과 발, 그리고 눈과 귀 등이 있다. 유독 오직 '입'이 하나인 것은 먹고 살기도 어렵지만, 말은 필요 이상의 것을 하지 못하게 한 이유일 것이다. "인간의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며, 그들의 혀는 거짓을 말하고 입술에는 독사(毒蛇)의 독(毒)이 흐르며, 그들의 입은 저주(咀呪)와 독설(毒舌)로 가득한 곳"이라고 선현(先賢)들은 늘 가르쳐왔다.  요즘 정가(政家)에서 흔히 쓰는 용어가 바로 '막말'이다. 막말은 되는 대로 함부로 하는 말로 천박스럽고, 듣는 사람이 더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뒷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다시는 안 볼 듯 딱 잘라서 하는 말이라 모든 정감이 단절(斷絶)된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어, 말은 실행의 그림자요 정신의 호흡이라는 격언(格言)까지 있다. 말할 줄을 알면 말해야 할 때도 알게 되고, 말의 품위가 주는 요소는 배열을 달리하면 딴 효과를 갖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작품 '햄릿'에서 "사람은 비수를 손에 들지 않고도 가시 돋힌 말 속에 그 비수를 숨겨 둘 수 있다"고 했다.  말을 미화(美化)하여 화석(化石)이 된 것이 시(詩)이며, 사상(思想)의 의복(衣服)이라 했으며, 훌륭한 사람의 입은 마음속에 있고, 어리석은 사람의 마음은 입안에 있다는 말에 경각심을 가져야한다. 노자(老子)의 가르침에도 "아는 자(者)는 오히려 말이 없고, 말하는 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이다"라 했다.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지고, 보태어진다"는 의미의 우리 속담도 있다. 말은 마음의 심부름꾼이 되어 온정이 깃들어 추위도 녹이며,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  말은 인격(人格)의 체온계(體溫計)라 '따듯한 정(情)'과 '차가운 정'을 잘 구별하면 모든 이가 나를 추종하게 되는 신앙(信仰)과도 같다. 신용(信用)은 인생의 자본(資本)이요, 잃어버리면 깨어진 그릇과 같이 부귀(富貴)와 명예(名聲)을 동시에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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