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의 주자이거우를 보려면 입장료와 케이블카 이용료만으로 10만원 넘게 지출하고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1인당 100만원가량 쓰는데 우리나라는 관광객이 지갑을 열 기회를 주지 않아 새로운 관광정책이 필요하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한라산이나 설악산 등 세계 어디를 내놔도 뒤지지 않는 국립공원이 입장료조차 받지 않고 천년고도 경주는 돈을 떨어뜨리고 갈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자이거우의 예를 들어보자. 쓰촨성 오지에 있는 주자이거우로 가려면 청두공항에서 택시비만 500위안(약 8만2255원) 이상 나온다. 주자이거우의 입장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220위안(약 3만6200원)이다. 매표소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인 창하이나 원시삼림을 가려면 90위안(약 1만4800원)을 또 내야 한다. 주자이거우와 연계관광코스로 유명한 100㎞ 정도 떨어진 황룽풍경구는 입장요금 200위안(약 3만2900원)에 케이블카 80위안(약 1만316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다. 산악관광지로 유명한 스위스 인터라켄을 제대로 즐기려면 최소 4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고 한다. 인터라켄의 융프라우에 오르려면 유명한 산악열차를 타고 융프라우요흐까지 가야 한다. 구간마다 기차표를 끊으면 감당할 수 없이 비싸 보통 스위스트래블패스를 끊는데 해당 기간 무제한으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이 스위스트래블패스는 대개 3일권부터 시작되며 2등석이 210유로(약 25만9500원) 수준이다. 여기에 패러글라이딩(155유로·약 19만4000원)이나 인터라켄 나이트썰매(80유로·약 10만원) 등 레저스포츠를 하나만 즐겨도 40만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관광지는 딴판이다. 빼어난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우면서도 돈을 받지 않는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2007년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돈 내고 타야할 케이블카도 없어 높은 산에 오르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다. 그러니 외화벌이로 이어지지 않는다. 편의시설과 콘텐츠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경주의 관광자원도 이같은 변신이 필요하다. 이상문(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