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행소박물관이 국립고궁박물관 후원으로 조선왕들의 어진과 어진을 모시고 있던 진전의 유물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조선의 어진' 특별전시회를 12일부터 12월 24일까지 가진다. 전시회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태조 어진, 원종 어진,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연잉군 시절의 초상화, 익종 어진, 철종 어진, 고종 어진, 순종 어진 등이 전시된다.  또 숙종의 어진을 영희전에 봉안하기 위해 창덕궁 선원전의 숙종 어진을 새롭게 모사한 과정을 기록해 어진을 어떻게 모셨는지 알 수 있는 '숙종영정모사도감의궤(肅宗影幀模寫都監儀軌)', 의례를 올릴 때 사용하던 동제도금향로, 동제흑칠향로 등 다양한 유물 80여 점이 같이 전시된다. 신(新)선원전 어진들의 수리과정을 기록한 '선원전 영정수개등록(1935)'에 따르면 당시 봉안된 어진은 46점이며, 세조와 원종 모사본을 포함해 모두 48점이 보관돼 있었다. 이후 6·25 전쟁 당시 부산으로 옮겨진 어진은 화재로 대부분 소실돼 7점만 오늘날까지 내려오고 있으며, 그 마저도 얼굴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7점의 어진 중 영조어진이 보존처리 문제로 제외되고, 6점의 어진이 전시된다. 김권구 계명대 행소박물관장은 "왕의 어진이 왕궁이나 선원전 등을 벗어나 다른 지역을 방문한 것은 임진왜란과 같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유례가 없는 일로 계명대 행소박물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왕들의 나들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어진은 살아 계신 국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도사(圖寫), 국왕이 살아 계실 때 그린 어진이 없는 경우 얼굴을 아는 이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린 추사(追寫), 기존의 어진이 훼손되거나 진전에 추가로 봉안해야 할 때 기존 어진을 바탕으로 또 한 본의 어진을 제작하는 모사(模寫)로 구분된다. 이번에 전시된 어진은 영인군, 익종 어진, 철종 어진이 도사이며, 태조 어진, 원종 어진, 순종 어진이 모사이다. 국왕과 신사들이 논의해 어진을 제작하기로 결정하면 임시기구인 도감을 설치해 담당 관리를 임명, 어진 제작에 공을 들였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런 어진은 역대 임금들의 모습을 담아낸 소중한 문화유산임에도 불과 몇 점 남아 있지 않다는 것과 우리에게 큰 존재감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이번 전시회로 소개된 다양한 유물들은 조선 왕실의 어진과 진전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이해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계명대 행소박물관 053-580-6993. 관람시간= 10월 한 달간은 주말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월부터는 일요일은 휴관하며, 관람은 무료) 류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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