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가수 밥 딜런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자 세계가 들썩였다.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격론도 벌이고 있다. 노벨상위원회는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밥 딜런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밥 딜런은 귀를 위한 시를 쓴다"면서 "그의 작품은 시로 옮겨놔도 완벽하다"고 말했다. 밥 딜런은 1941년 미국에서 태어난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이며 화가다.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딜런은 10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본명은 로버트 앨런 짐머맨이지만 영국시인 딜런 토머스를 좋아해 그의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많이 만들었고 예명도 밥 딜런으로 붙였다. 그의 노래는 60년대 미국내 인권문제와 월남전 개입을 정면으로 항의하는 정직한 노랫말로 당시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영국의 록그룹 비틀즈도 밥 딜런을 만나고 난 후 달콤한 살 노래로 일관하던 그들의 음악적 성행을 버리고 사회성이 있고 철학적인 노래로 바꿨다. 밥 딜런의 노래는 미국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후 뉴욕에서 콘서트를 열던 밥 딜런은 공연 내내 자신의 수상 소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관객이 노벨상 수상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던졌음에도 묵묵하게 자신의 노래만 불렀다. 그런 밥 딜런의 태도도 한 번 정도 생각해보고 본받을 만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 대중문화 전반에 대한 반성을 해야 한다. 예로부터 시가(詩歌)라고 해서 시와 노래는 한 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시의 귄위적 자세가 굳어지고 사회적 고정관념으로 노래에 대한 편견이 생겨 자연스럽게 시와 노래가 분리되고 말았다. 우리의 대중음악 현실을 본다면 밥 딜런의 존재는 부럽다. 우리 사회에 존재하던 밥 딜런류의 가수들은 정치체제가 가로막았다. 한대수와 정태춘, 김민기 등이다. 그들의 노래가 우리 사회에서 다시 재평가 되는 일도 남은 숙제다. 이상문(칼럼니스트)